나토 사무총장 “러 병합 인정 못 해...동맹 가입은 30개국 동의 필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속가입을 공식 신청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병합을 공식 선언한 데 대한 대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나토의 동맹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법적인 형태로 하는 것을 신청한다"고 표명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직후 휴전을 위해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나토 신속가입을 공식 신청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전체 영토에서 점령자를 축출하고 우크라이나를 강화하는 것만이 평화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합병 조약식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협상 노력을 이끌어왔다"며 "그러나 러시아 대통령과는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푸틴)는 위엄과 정직이 무엇인지 모른다"며 "우리는 러시아와의 대화는 준비돼 있지만 다른 러시아 대통령과만 대화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 회원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 나라가 자신의 길을 선택할 권리를 존중한다"면서도 "(나토 가입에는) 총 30개국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토에는 집단 자위권 규정이 있으며, 동맹국 중 한 국가가 공격을 받으면 다른 회원국이 방위할 의무가 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되면 러시아와 나토 간의 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 이에 현시점에서 30개국 회원국이 찬성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