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홀로 웃는 달러 ETF…“원·달러 환율 아직 고점 아냐”

입력 2022-10-03 09:42 수정 2022-10-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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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NH투자증권
▲출처=NH투자증권
‘킹 달러’에 달러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수익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증시가 추락하면서 올해 국내 ETF 종목 10개 중 8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달러 ETF 종목은 지수 하락 베팅·에너지 종목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두는 등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올해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달러 ETF 최대 44%↑…전체 ETF 86% 하락과 대조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44.70% 상승했다. 해당 ETF는 미국달러선물의 최근 월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미국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한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44.24%),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43.65%)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선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종목과 에너지 관련 종목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올해 국내 ETF 시장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달러 관련 종목이 3개를 차지한 모습이다.

KODEX 미국달러선물 (20.97%), KOSEF 미국달러선물(20.96%),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20.55%)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국내 ETF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이 -18.85%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올해 들어 국내 ETF 종목 총 529개 중 84.8%(449개)는 하락한 상태다.

국내 증시가 추락을 거듭한 9월 들어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9월 들어 국내 ETF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8.31%다. ETF 종목 총 610개 중 86.4%(527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9월 달러 관련 ETF는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가 14.68% 상승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4.46%)가 뒤를 이었고,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4.22%), KOSEF 미국달러선물(7.14%), KODEX 미국달러선물(7.12%)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인버스’ 상품에 투자해 달러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올해 들어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종목은 -32.14% 하락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32.11%),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32.11%)도 비슷한 하락률을 나타냈다. 9월 들어서도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3.09%),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2.94%),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2.92%)는 하락폭이 컸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벌써부터 원·달러 환율 하락 베팅하는 개미…“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28일 기준 1440원으로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급등한 여파다. 환율 상승 속도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르다.

그간 원·달러 환율이 워낙 고공행진을 이어온 만큼 기세를 이어갈지 갈림길에 놓이게 되자 투자자들의 판단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개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지난달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달러선물인버스2X를 1245억원 순매수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달러 강세가 하반기 내내 계속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이 최대 1570원까지 치솟았던 금융위기 당시 경기선행지수 반등,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반등이 동반됐음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이 고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무역수지 적자와 늘어난 외채 규모도 추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일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을 통해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 달러(약 69조1600억)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4년 이후 최대 규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조적인 무역수자 적자, 높아진 장기 외채 비중 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8월 무역수지는 월간 기준 최대 적자로 6개월 평균으로 보면 금융위기 당시보다 악화됐고, 장기외채 비중은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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