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 서면조사 통보'에…野 "정치 탄압" vs 與 "감사에 성역 없어"

입력 2022-10-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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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치탄압대책위 "尹 소란 종착지는 文…감사원 직권남용 고발"
靑 출신 野 의원들 "무례한 행태…국민 두려움 모르는 권력 끝은 침몰"
이재명 "민생경제, 외교평화에 힘 쏟을 때"
與 "전직 대통령도 성역은 있을 수 없어"
정진석 "전 대통령 서면조사 요구 처음 아냐…겸허히 받아들여야"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대화하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대화하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요구한 것을 두고 여야가 3일 충돌했다.

야당은 전 대통령 모욕주기식 '정치 탄압'이라며 비판했고, 여당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조사에 응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는 윤 정부 출범 이후 벌여왔던 그 모든 소란의 최종 종착지가 문 전 대통령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칼끝을 전임 대통령에게 겨눔으로써 우리 사회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겠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은 아직 서훈, 박지원 두 전직 국정원장을 조사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그 윗선인 대통령에게 불쑥 질문서를 들이민 것"이라며 "그저 전임 대통령을 모욕주려는 마음만 급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감사원의 감사권 남용에 대해 직권남용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또 윤 정부의 정치탄압에 대한 범국민적 저항운동도 제안했다.

이날 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대체 무슨 권한으로 이미 공직에서 물러난 전임 대통령을 조사한다는 것이냐"며 "대단히 무례한 행태일 뿐 아니라 스스로 권력의 하수인이 되겠다는 생각 없이는 불가능한 사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정부의 감사원이 다른 권력기관의 흑역사를 따라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감사원 스스로 이성을 되찾고 차분히 되짚어보시기 바란다"며 "국민 두려운 줄을 모르는 권력의 끝은 침몰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표도 오전 개천절 경축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윤 정부는)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보복을 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금은 야당 탄압, 전 정부 정치보복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 민생경제와 외교평화에 힘 쏟을 때"라고 목소리를 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에서 서면 조사 요구서를 퇴임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 첫 사례가 아니고 역대 퇴임 대통령들에게도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그냥 응대해 주시는 게 옳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오후 논평을 내고 "역대 대통령들은 누구도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피하지 않았고 전직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응한 것이 두 차례나 있다. 문 전 대통령만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며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감사원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도 SNS에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년간 편협한 정당의 이념적 당리당략에 경도돼 국민의 생명은 뒤로한 채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호형호제하며 널리 북한을 이롭게 하는 데 앞장섰다"며 "이제 억지 변명은 그만하고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를 두고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언급한 이 대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범죄 리스크에 '도둑이 제 발 저린' 감정이입의 전형일 뿐"이라며 "아무리 민주당의 정치가 정략적으로 비정하더라도 국민의 죽음을 두고 정쟁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했고, 문 전 대통령 측은 즉시 반송 처리하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해 윤건영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조사 내용을 보고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직접 발언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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