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랠리’, 80년 만에 깨지나…연이은 악재에 비관론 지배적

입력 2022-10-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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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1942년 이후 중간선거 끝난 뒤 1년간 평균 15% 올라
선거 후 정책 불확실성 제거, 증시 강세 원동력 작용
올해는 연준 금리 인상 행진·시장 변동성에 전망 어두워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증시는 지난 80년간 11월 열리는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서 랠리를 펼쳐왔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전통적인 ‘중간선거 후 랠리’가 재연될 가능성이 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미국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942년 이후 모든 중간선거에서 선거 끝난 후 1년간 올랐으며 상승폭은 평균 15%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시장 참가자들은 가파른 물가상승세를 늦추려는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진과 씨름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은 연말로 갈수록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기업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국채와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역사는 훌륭한 지침이지만, 결코 복음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은 연준의 ‘매파’적 성격으로 경기침체 위험이 계속 높아져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간선거에서 어디가 이기든 선거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가장 큰 이유는 선거가 끝나면 정책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기 때문이다. 또 선거에서 집권당이 패배하면 경제를 부양하는 법안을 도입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트라테가스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아동 관련 세액공제 강화와 저소득층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 확대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식료품 대기업 제너럴밀스 등 소비 관련주와 의료보험업체 센틴과 같은 헬스케어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공화당이 승리하면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어렵지만, 스트라테가스는 코노코필립스 등 에너지주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올해 시장이 짊어진 부담이 너무 크다는 데 있다. 연준 금리 인상 압박으로 S&P지수는 올 들어 25% 하락했다. 1~9월 기준으로는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채권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주식 투자자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후폭풍으로 영국은 물론 미국 국채 금리도 연일 롤러코스터처럼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3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9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또 145엔을 돌파했다. 연준의 긴축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각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도 달러 상승세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강달러는 해외에서 미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S&P500 종목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다국적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켓 투자 리서치 대표는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지나쳐서 중간선거 후 ‘안도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어닝시즌에 기업 실적이 안 좋더라도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해당 종목이 오르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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