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8% 시대 임박…영끌족·취약차주 부실 '초비상'

입력 2022-10-03 18:30 수정 2022-10-0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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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상향 조정됐습니다" 2년 전 A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뚫은 40대 이 모씨는 요즘 은행의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을 때 마다 깜짝 놀란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금리 때문이다. 마이너스통장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4%대 불과했던 금리는 무려 7%대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회사를 다니는 30대 직장인 김 모씨. 김 씨는 2년 전 서울 외곽의 30평대 아파트를 구매했다. 자고 일어나면 억 단위로 오르는 집값에 더 있다가는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겠다는 불안감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샀다.

당시 김 씨는 은행에서 연 3%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로 3억 원을 빌렸다. 은행에서 집값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빌렸지만 그래도 내 집을 마련했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그런데 최근 치솟는 금리 탓에 밤잠을 이루기 힘들다. 7%대 금리도 기가 막힌 데, 연말이면 8%를 돌파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가계의 빚 부담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4.52%로 전달(4.21%)보다 0.31%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가계대출(4.76%) 금리가 0.23%p올랐다.

이는 지난 2013년1월 4.8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주담대 금리가 4.35%로 지난 2012년8월(4.41%)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신용대출 금리는 6.24%로 전달(5.91%)보다 0.33%p 상승했는데, 지난 2013년7월(6.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차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출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 실제 2년 전(2020년 10월) 5억 원 가량을 연 3%대 금리(30년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로 은행에서 빌려 아파트를 매입한 한 차주는 최근 늘어난 이자부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돈을 빌릴 당시만 하더라도 월 원리금 상환액은 190만 원선이었다. 그러나 최근 금리 급등으로 6%대 금리를 적용받으면서 100만 원 가까이 늘은 280만 원 가량을 매달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가계빚 규모도 문제다. 올해 2분기(6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다.

정부는 물론 금융 당국은 아직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시장 예상대로 한은이 '빅 스텝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게 되면 대출금리는 지속해서 오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악화하고 있는 대내외 여건까지 겹칠 경우 취약차주, 과다 채무자 등은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이에 한은도 "가계신용(빚)의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연체율과 취약차주 비중은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금리 상승기에 취약차주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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