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약세에 앞다퉈 일본으로 달려가는 개미들

입력 2022-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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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초강세에 편승하면서도 엔저 효과를 누리려는 우회 투자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일본산 ETF를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났다. 엔화 약세·달러 강세가 끝나면 미 증시 상승과 환율 변동 수혜를 두루 누릴 수 있지만. 수혜 시점이 언제일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한국결제예탁원에 따르면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인 9월 22~30일 일본 주식투자 현황에서 일본 닛코자산운용(Nikko Asset)에서 운용하는 나스닥 100 추종 ETF((NIKKO LISTED IDX FUND US EQUITY(나스닥 100) CURRENCY HEDGE ETF)가 160만 달러(약 23억 1040만 원) 순매수됐다.

이는 2위 종목(스미토모 부동산개발·52만 달러)에 100만 달러 이상 앞서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해외 종목 전체로 넓히면 해당 ETF 순매수 금액은 28위에 올라있다.

엔저 현상이 심화하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해당 ETF는 1100만 달러가량 순매수되며 일본 증시 순매수액 2위에 올라있다. 순매수 금액 중 14.5%가량이 22~34일에 몰린 상황이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매수한 일본 주식 종목에는 S&P500과 나스닥, 미국 20년 이상 채권 등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들 상품 대부분은 환율 헤지 상품으로, 엔·달러 환율 영향이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미국 증시 직접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역대급 엔저 상황이 겹치며 우회적인 투자처를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하락세인 미국 주가가 상승하고, 엔화 약세가 끝나면 환율 변동 수혜로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우회 투자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엔저 상황과 미 증시가 언제 호전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실제로 NIKKO LISTED IDX FUND US EQUITY(나스닥 100) CURRENCY HEDGE ETF는 종목은 지난 6개월간 28.69% 내리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은 여전히 현재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 보고 있어 정책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며 “9월 FOMC에서 연준의 예상 긴축 종료 시점이 내년 1분기로 미뤄지면서 엔화 약세 흐름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외환당국이 환시 개입을 공식화 하며 약세 속도는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3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2.59%), 나스닥(2.27%) 등이 반등했지만,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지, 단기반등에 그칠지는 확실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기업 펀더멘털 악화 우려 △모기지 금리 6.7%로 15년 만에 최고치 기록 등을 들어 “10월 미 증시에 불확실 요소가 산재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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