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실탄 금융위기때 만큼 쐈다…환율방어에 외환보유액 197억달러 급감

입력 2022-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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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11개월만 최대폭 줄며 4200억달러 하회 ‘2년2개월만 최저’
한은 “쏠림현상 회복…외환위기 상황 아냐…4000억 달러 방어 생각하고 있지 않다”
8월말 기준 외환보유액 세계 8위 탈환 ‘4개월만’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155.49)보다 53.89포인트(2.50%) 오른 2209.38에 장을 마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672.65)보다 24.14포인트(3.59%) 오른 696.79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0.2원)보다 3.7원 하락한 1426.5원에 마감했다. 2022.10.0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155.49)보다 53.89포인트(2.50%) 오른 2209.38에 장을 마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672.65)보다 24.14포인트(3.59%) 오른 696.79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0.2원)보다 3.7원 하락한 1426.5원에 마감했다. 2022.10.04. kgb@newsis.com

외환보유액이 한달새 200억달러 가량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준 것이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무차별 쏟아 부은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 쏠림현상을 어느 정도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최근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가팔라지면서 외환위기 상황이 아니냐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만큼 4000억 달러선을 방어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말대비 196억6000만달러(4.5%) 급감한 416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0월(-274억2000만달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변동률 기준으로는 2008년 11월 -5.5% 이후 최대)이며, 2020년 7월(4165억3000만달러) 이후 2년2개월만에 최저치다.

이는 우선 원·달러 환율 급등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환시개입에 나선 때문이다. 즉,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을 한 것이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실제,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73.15원(5.5%) 급등한 1391.59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2월(+83.36원, +6.2%) 이후 최대 상승폭이며, 2009년 3월(1461.98원) 이후 최고치다(말일자 기준으로는 92.60원(6.9%) 상승한 1430.20원).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시장 개입은 수급 불균형이 있을 때, 즉 시장기대가 한쪽방향으로 쏠리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시장을 오더리하게(정돈되고 질서있게) 작동하도록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회복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때는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화 환산액 감소와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에 따른 외화지준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달러화지수가 1% 변동할 경우 외환보유액은 20억달러를 전후로 변동해 왔었다.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는 9월말기준 112.12를 기록해 전월말(108.70)대비 3.1% 급등했다. 이는 4월(+4.7%)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도 전월말(108.77)보다 3.2% 급상승한 112.25를 나타냈다. 이 역시 6월(+3.4%)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주요통화인 호주달러화(-5.2%)와 파운드화(-4.4%), 엔화(-3.9%), 유로화(-2.0%)도 일제히 절하됐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4692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후 줄 곳 하락세다. 이 기간중 단 두달만 반짝 반등했을 뿐이다. 같은기간 감소폭 역시 524억4000만달러(-12%)에 달한다. 이같은 추세라면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가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크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외환위기 상황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를 방어하기 위해 사활을 건 적이 있었다는 점에서 4000억달러 방어도 관심포인트다.

이와 관련해 오 국장은 “외환위기라는 것은 우리 경제를 묘사하는데 적절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지난달말 한국을 방문한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을 평가하면서 동일 신용등급 국가에 비해 견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나라와 비교해도 외환보유액 규모는 8위다. 2014년 이후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이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만큼 4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의미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한편, 8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364억달러)는 세계 8위를 기록했다. 4월 9위로 한단계 떨어진 이후 4개월만에 재탈환 한 것이다.

1위는 3조549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2921억달러), 스위스(9491억달러), 러시아(5657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4566억달러)가 우리보다 한단계 위인 7위를, 홍콩(4318억달러)가 우리보다 한단계 아래인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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