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핫이슈] 정부, 러시아 경협차관 3497만 달러 못 받아

입력 2022-10-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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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억8000만 달러 회수 불투명..."루블화아닌 달러로 상환 받아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AP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러시아로부터 상환받지 못한 경협차관이 3497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은 ‘러시아 경협차관 회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6월 1일까지 러시아로부터 상환받아야 할 경협차관은 약 3497만 달러(한화 433억1109만 원)다.

러시아 경협차관은 1991년 우리나라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맺은 협정으로 한국 정부가 러시아(당시 소련)에 14억7000만 달러를 빌려준 것을 말한다. 애초 14억7000만 달러인 러시아 경협차관을 1999년까지 모두 돌려받기로 했으나 러시아 측이 자국 사정을 이유로 상환을 미뤄 회수하지 못했다.

상환받지 못한 차관을 제공 당시 이자율로 계산하면 원금과 이자 등을 합친 누적 규모는 약 30억 달러에 육박한다. 하지만 일명 ‘불곰 사업’으로 불리는 현물 상환에 양국이 합의하며 2003년 5월까지 방산물자 등 러시아 무기로 차관의 일부를 상환받았다.

이후 2003년 우리 정부는 러시아와 채무조정 협정을 하면서 차관 금액과 이자를 탕감해줬고, 나머지 15억8000만 달러는 향후 2025년까지 분할 상환받기로 합의했다.

올해 기준 러시아가 갚아야 할 경협차관의 총 잔액은 약 2억8000만 달러(3462억2539만 원)이다. 러시아는 원금균등상환방식으로 리보(LIBOR) 금리와 가산금리 0.5%를 적용해 2025년 12월 1일까지 8차례에 걸쳐 달러로 상환하기로 했다.

올해 6월 1일까지 러시아가 경협차관 원금 약 3497만 달러에 이자 약 105만 달러를 더해 총 3602만7809달러를 우리 정부에 갚아야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상환이 도래한 경협차관 원리금을 갚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함께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면서 비우호국에 빌린 돈을 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상환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변동성이 큰 루블화는 안정적인 통화라고 할 수 없어 우리나라에 피해가 될 수밖에 없다.

고용진 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으로 경협차관 회수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근 환율 급등, 외환보유액 감소, 무역 적자 등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협차관을 가치 폭락의 위험이 큰 루블화로 상환받아서는 안 된다. 달러화 상환을 위해 러시아와 적극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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