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4월 판촉조건 확정 고민 중"

입력 2009-03-3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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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책 소비자 구매시기 지연...업계 어려움만 가중시켜

매월 말이 되면 국내 완성차 업계 영업ㆍ마케팅 담당부서는 다음 달 차량 판촉조건을 확정하느라 분주하다.

평소에도 매월 마지막 날까지 판촉조건 확정에 고심을 거듭하지만, 특히 이번 달에는 수요침체와 정부의 자동차 산업지원방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5월부터 최대 250만원의 자동차 구입으로 인한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동차 업계는 4월 판매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으로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알려진 정부정책으로 완성차 업계는 한 마디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형국에 놓이게 된 것.

업계 마케팅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부정책 발표로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시기를 저울질하면서 판매조건을 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들은 이어 "현재 정부정책도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와 청와대간의 혼선을 빚는 등 확정된 바가 없어 업계만 어려움이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 3월중에 시행했던 판촉조건을 시행하면서 세부적으로 조정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GM대우의 경우 4월에도 다자녀 가구, 신혼부부, 신규 취업 및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희망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마케팅부서에서 최종 조율을 하겠지만 우선 '희망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진행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판촉조건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삼성도 현재 실시하고 있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My Way 할부)을 적용하면서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판촉조건을 확정하고, 쌍용차도 우선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판촉조건을 유지하면서 시장상황을 살펴본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지경부의 자동차 산업 지원방안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자동차 판매방안 수립에는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5월부터 자동차 산업 지원방안이 시행되면 신차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같은 정책은 시행과 함께 발표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행 한 달여전부터 세금감면 등 지원책이 발표되면 발표시점과 시행시점 사이 기간에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월 마지막 날과 다음 달 초 판촉조건에 따라 자동차 판매량은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며 "이같은 업계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확정되지 않은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시기도 한 달여나 남은 상황에서 지원책을 발표하는 것은 자동차 업계를 모두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00년 이전에 차량을 구입한 사람들이 신차를 구매하는 경우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 등 자동차 관련 세금을 최대 250만원까지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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