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본전 뽑아”vs “코스트코 간다”…트레이더스 유료화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22-10-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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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가로 샤인머스캣, 갈비 등 몇 가지 샀는데 벌써 멤버십 비용 뽑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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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매력이 무료였는데 갈 이유가 사라졌어요. 코스트코 다시 가입합니다.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유료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다. 치열해진 유통 경쟁 속에서 ‘확실한 우리 고객’을 만들기 위함이다.

도입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소비자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핵심은 코스트코에 대적할 ‘품질 경쟁력’이 있는가, 없는가이다. 먹고살기 팍팍해진 요즘 유료화를 선택한 트레이더스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뉴시스
▲뉴시스

“회원한테만 포도를 5000원 싸게”…트레이더스 ‘열린 매장’ 전략

트레이더스의 멤버십 정책은 코스트코와 약간 다르다. 코스트코는 쇼핑도, 구매도 회원만 할 수 있다. 결제 역시 현금과 특정 신용카드(현대카드)만 받는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한번 잡은 고객은 확실하게 가둬두는 효과(락인·lock in)가 있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일반 고객과 유료 회원이 함께 장 보기를 할 수 있는 ‘열린 매장’이다. 다만, 회원들에게는 할인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2만2980원짜리 샤인머스캣을 멤버십 회원들에게만 1만7980원(-5000원)에 파는 식이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리워드)는 코스트코의 이그제큐티브 적립방식과 비슷하다. 트레이더스 클럽은 스탠더드(연회비 3만 원)와 프리미엄(7만 원) 등급으로 나뉜다. 구매 금액별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TR캐시’를 스탠더드 회원은 1%, 프리미엄 회원 2% 적립해 준다.

내년 1월 정식 도입을 앞두고 트레이더스는 소비자 불만을 잠재울 ‘당근’도 준비했다. 올해 말까지 미리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2만4500원 상당(1만 원 상품권 2장+900원 커피 할인권 5장)의 쿠폰팩을 준다. 샤인머스켓을 사고, 쿠폰팩을 받으면 ‘본전’은 뽑았다는 느낌이 든다.

또 삼성카드(트레이더스 제휴 카드)를 갖고 있는 고객에게는 연회비를 100원만 받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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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실패한 유료화 정책…코스트코 잡을 병기 결국 ‘제품의 질’

소비자 반응은 반반이다.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다 보니 아직은 ‘본전’을 따지는 목소리가 크다. 인천 송도에 사는 박 모씨는 “멤버십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감이 생겼는데, 막상 쇼핑을 해보니 할인 혜택으로 본전은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의 대항마로 급성장한 건 ‘무료’ 정책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코스트코는 병행 수입이나 자체 브랜드(커클랜드) 등을 통해 탄탄한 제품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 트레이더스는 그런 점에서 차별화를 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 모씨는 “코스트코는 ‘여기서만 이 가격에 살 수 있다’는 확실한 매력이 있는 데,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와 상품·가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돈을 주고 회원제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종 기업’ 트레이더스의 승부수에 기대보다 우려가 큰 이유는 롯데 ‘빅마켓’때문이다. 롯데는 ‘글로벌 유통 공룡’ 코스트코에 대항하기 위해 2012년 ‘빅마켓’을 열었다.

하지만 독보적인 상품 경쟁력도 없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다 보니 회원을 끌어모으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8년 만에 누구나 구매 가능한 오픈형 마켓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트레이더스가 단순히 가격 전략으로만 접근한다면 코스트코를 넘어서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결국 성공의 키는 ‘상품의 질(質)과 다양성’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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