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독일 잇는 ‘노르트스트림’ 폭발 범인...소리로 잡는다

입력 2022-10-06 17:33 수정 2022-10-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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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을 지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27일(현지시간) 가스가 유출되고 있다. 보른홀름/UPI연합뉴스
▲덴마크 보른홀름섬 해안을 지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27일(현지시간) 가스가 유출되고 있다. 보른홀름/UPI연합뉴스
발트해를 지나는 러-독 연결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서 연쇄 폭발이 발생, 가스가 누출된 지 열흘이 흘렀다. 유럽은 ‘사보타주(고의적 파괴 행위)’에 무게를 두고 배후 세력으로 러시아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심증 뿐이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한,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인 수중 음성 분석 기술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바다 속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5일 CNN에 따르면 미국은 최첨단 수중 음성 분석 기술을 통해 노르트스트림 가스 누출 사고의 범인 색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많은 국가들이 수중 음성을 분석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이 가장 최첨단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를 위해 스웨덴과 덴마크는 미 해군에 소나 신호(sonar signatures, 특유의 수중 음성을 나타내는 용어)를 제공했다. 스웨덴 국립지진네트워크(SNSN)는 “폭발을 감지했고 음성 기록을 미국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잠수함, 어뢰, 선박 엔진 등 수중 기계는 소나 신호라고 하는 고유의 소리를 낸다. 미국은 이런 음성의 광범위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미 해군 대변인은 소나 분석을 제공했는지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조사를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핵잠수함이 움카-2022 훈련 과정에 등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핵잠수함이 움카-2022 훈련 과정에 등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수중 음성 분석으로 가스 누출 사고 조사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마크 몽고메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수석 담당자는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은 적군 함선의 특징이나 어뢰 문을 여는 것과 같은 행위 관련 신호”라면서 “음성 신호가 얼마나 또렷한지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과거 음성 신호 종류가 이번 사고를 일으킨 원인이 뭔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역한 해군 대령 조세프 마자페로는 “지금 상황에서 음향시설과 소나 분석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며 “포렌식 조사다. 의사에게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수중 소리를 감지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세계 최강 센서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의 수중 음성 분석은 1940년대부터 계속됐다. 음성 분석 관련 최고 전문가들이 있고, 컴퓨팅과 AI 기술이 이를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애초 경찰이 사건 조사를 맡았지만 보안국이 넘겨 받았다. 보안국 대변인은 “해외 세력이 안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때 국가 안보 수사로 전환된다”며 “이번 가스 폭발은 정말 복잡하고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과거에도 수중 음성 기록 분석을 통해 스웨덴을 도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는 감당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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