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아이디어로 탄생한 ‘김통깨’…“‘라면왕’ 되도록 노력할 것”

입력 2022-10-10 10:41 수정 2022-10-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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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통깨 개발에 참여한 농심 박소희 선임 [인터뷰]

캐릭터 마케팅에 “소비자에게 즐길 거리 제공하는 것이 필요”
“소비자 의견 반영해 유탕면 대신 건면으로 바꿔”

▲라면 ‘김통깨’ 개발에 참여한 농심 박소희 선임은 “김통깨가 오랜 기간 사랑받는 제품이 돼 명실상부한 ‘라면왕’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농심)
▲라면 ‘김통깨’ 개발에 참여한 농심 박소희 선임은 “김통깨가 오랜 기간 사랑받는 제품이 돼 명실상부한 ‘라면왕’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농심)

최근 국내 라면 시장에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농심 '배홍동비빔면'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히트제품이 전무했다. 라면업체들이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대부분은 현재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침체된 라면 시장에서 농심 ‘김통깨’는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8월에 선보인 김통깨는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500만 개를 돌파했다.

김통깨 인기에 대해 농심 면마케팅실 박소희 선임은 1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라면 시장에 신제품이 많아지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즐길 거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면왕 김통깨의 경우 브랜드명부터 시작해서 광고, 캐릭터, 제품까지 소비자들이 스스로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드는 데 가장 큰 힘을 쏟았다”고 덧붙였다.

농심은 캐릭터를 활용해 김통깨 마케팅을 펼쳤다. 라면왕을 꿈꾸는 청년 요리사 김통깨의 활약이 담긴 웹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 선임은 “보통 제품 특징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뉴명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통깨는 특정 요리를 구현한 것이 아닌 만큼 여러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그 결과 ‘의인화’를 채택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품 네이밍은 신입사원의 아이디어였다. 제품 타깃 연령층인 MZ세대가 공감할 만한 네이밍 중에 제빵왕 김탁구처럼 ‘○○왕 ○○’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며 “이후 라면왕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서 라면왕이 되고자 노력하는 김통깨 스토리를 마케팅 전반에 녹였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맛도 놓치지 않았다. 농심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을 개발하고자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처음에는 유탕면으로 개발했다. 그런데 유탕면으로 소비자 조사를 해보니 느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유탕면 대신 건면으로 면을 바꾸고 처음부터 다시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물의 경우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인 김을 살리고자 여러 시도를 했다”며 “그 결과 멸치, 대구 등으로 우려낸 해물 육수와 대파, 무 등을 활용한 야채 육수의 조합을 통해 김의 고소한 맛을 살리는 국물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김통깨는 얼큰한 국물과 김 플레이크, 볶음 참깨 토핑의 고소한 풍미가 특징이다. 면을 다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밥과 계란을 넣어 만드는 ‘김통깨 죽’도 인기 레시피로 사랑받고 있다.

좋은 반응 덕분에 시장에서는 김통깨가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거듭날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8월 누적 기준 라면 매출액 순위 톱(TOP)20 제품 대부분은 오랜 기간 시장에서 사랑받은 제품들이다. 톱20 제품 중에서 최근 2년 내 출시한 제품은 농심 배홍동비빔면(16위)이 유일하다.

박 선임은 “(김통깨가) 단기간 이슈 제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처럼 오랜 기간 사랑받는 제품이 돼 명실상부한 ‘라면왕’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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