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채움공제 축소 논란에 중기 구인난 우려...적용산업 확대 가능성에 '이목'

입력 2022-10-08 06:00 수정 2022-10-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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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기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영 중기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과도한 임금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구인난을 해결해온 측면이 있다. 최소한 현상유지는 해야하지 않나."

정부가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이하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개편한 것을 두고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구인난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6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의 중기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싼 격한 공방이 이어졌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6개월 이상 재직하는 청년근로자를 대상으로 청년과 기업, 정부가 공동으로 공제금을 적립하는 사업이다. 청년과 기업, 정부의 납부 비율은 1대 1.7대 1.5다. 청년은 월 12만 원씩 720만 원, 기업은 1200만 원, 정부는 1080만 원을 적립해 5년 만기가 되면 청년근로자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한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 인력이 장기재직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도입됐다.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과 복지가 취업 기피와 잦은 이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중소기업 생산성 저하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다. 특히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인기가 높았다. 최근 3년동안 실적에선 목표인원을 모두 100% 넘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5만 명 넘게 이 공제에 가입했다.

다만 내일채움공제는 5년 한시사업이었다. 당초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사업을 중기부가 1년 한시적으로 기한을 연장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전날 국감에서 "이미 끝난 걸 1년 연장했는데 계속 1년씩 연장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할지 사업검토를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일채움공제를 연장하지 않고 후속사업 검토해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에 플러스'를 내놨다.

이름은 '플러스'인데..."사실상 마이너스 사업"

하지만 플러스라는 이름과 달리 혜택은 축소됐다. 기간은 5→3년, 지원규모는 (최대)4만→1만 명, 적립금은 3000만→1800만 원으로 줄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신규 청년 근로자의 납입비율은 기존 월 12만원에서 월 16만6000원으로 샹향됐다. 무엇보다 지원 대상이 기존 '중소기업'에서 '건설업과 제조업'으로 대폭 좁혀졌다. 예산은 올해 2750억 원에서 164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때부터 시행됐던 내일채움공제사업이 내년부터 플러스 사업으로 개편할 예정이지만 실상은 규모가 대폭 축소된 마이너스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결하고,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을 확대하지는 못할망정 축소하는 건 안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지우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정부가 내일채움공제의 기간을 줄인 건 높은 해지율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내일채움공제의 해지율이 높았는데 그 이유가 5년 가입기간 너무 길고, 기업부담이 크다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산이 줄어든 데 대해선 금융위원회가 '청년도약계좌'를 새로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정된 예산으로 기존 사업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추진 실적.  (자료 제공=양이원영 의원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추진 실적. (자료 제공=양이원영 의원실)

대기업, 중소기업 임금격차 2배...중기 취업시장 구인난 올까

정부가 사라질뻔한 내일채움공제를 후속사업으로 되살린 건 젊은층을 유인할 대책을 갑작스럽게 없앨 경우 안 그래도 극심한 중소기업 인력난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의 올해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부족 인력은 59만8000명으로 전년동기(38만 1000명) 대비 57% 늘었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있고,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막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복지, 낮은 연봉 등으로 애초에 중소기업 입사를 고려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이유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우리나라 대졸초임 분석을 보면 국내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중소기업의 2배다.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 정규직 대졸초임 평균은 5084만 원인데, 5인 미만 사업체는 2611만 원이었다. 중소기업 직원이 2000만 원을 받을 때 대기업 직원은 40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과 복리후생 격차로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데 그나마 이 사업이 그 차이를 일부 메꿔왔다"며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심의 벼르는 민주당...'적용산업 범위 확대 가능성'은 존재

정부는 사업기간·부담률에 대한 불만과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재설계했다고 해명했지만 지원 대상 업종과 규모 등 모든 항목에서 혜택을 줄여 청년복지 축소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양이의원은 "기업부담 및 해지율 대책으로 기간을 단축(5→3년)했다면, 대상 규모를 확대했어야 한다"며 "청년도약계좌는 모든 청년을 대상으로 해 사업 목적과 대상부터가 다르고, 청년들에게 주는 혜택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양이의원은 내년 예산 심의 때 집중적으로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중소기업이나 청년들이 기대감을 가질만 한 부분은 지원대상 확대 가능성이다. 이 장관은 "적용 대상이 (기존 중소기업에서) 제조업과 건설업으로 한정된 건 유감"이라며 "(적용 산업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기재부에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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