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분양가보다 싼 전세금…체면 구긴 광명뉴타운 ‘2번 타자’

입력 2022-10-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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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전경.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경기 광명시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전경.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앞 단지에 2년 전 전셋집을 구해 들어갔던 집은 계약 끝내고 새집 전세 구해 들어가도 1억 이상은 남을 판입니다. 전셋값이 많이 떨어졌어요”

경기 광명시 광명뉴타운 내 두 번째 입주를 앞둔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인근 전세 시장 분위기를 묻자 굳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입주장이 열린 것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전셋값 내림세는 과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말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잔금 납기 마감일이 다가오면 일대 전셋값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명뉴타운 일대 전셋값 내림세가 심상찮다. 이달 말 1335가구 입주가 시작되는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는 광명 일대 집값 하락에 입주장이 겹치면서 일부 매물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인근 단지까지 전셋값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전셋값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경기 광명시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전경.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경기 광명시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전경.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1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전용면적 59㎡형 전세 호가는 분양가 아래로 하락했다. 해당 평형은 2020년 5월 분양 당시 타입에 따라 4억2480만~5억2020만 원의 분양가가 책정됐다. 하지만 현재 같은 평형 시세는 3억8000만 원부터다. 전세 보증금을 받아도 분양가를 다 채우지 못하는 수준으로, 광명뉴타운의 입지와 최근 실거래가 수준을 고려하면 폭락에 가까운 하락이다.

전셋값 폭락 원인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이에 따른 거래절벽이다. 보통 입주를 앞둔 단지 인근 공인중개 업소에는 전세를 찾는 손님이 많지만, 지난 7일 방문한 일대 공인중개 사무소에선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지 내부와 주변이 막바지 공사로 바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주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입주장이 열렸지만 전·월세 수요는 기대 이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사무소 곳곳에선 ‘급전세’ 딱지가 붙은 매물 안내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광명뉴타운 내 두 번째 입주 단지라는 상징성과 서울과 가까운 핵심지 신축 단지임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일단 고금리에 시장까지 죽어 찾는 사람이 없는데 입주를 앞두고 전세가 쏟아지자 (전셋값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경기 광명시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왼쪽) 단지 모습. 길 건너편에 지난해 입주를 마친 '광명아크포레위브' 단지가 보인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경기 광명시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왼쪽) 단지 모습. 길 건너편에 지난해 입주를 마친 '광명아크포레위브' 단지가 보인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는 광명뉴타운 내 두 번째 입주 단지로 옛 15구역에 해당한다. 최초 입주단지는 길 건너편에 들어선 ‘광명아크포레위브’로 정비사업을 가장 먼저 완료한 16구역이다. 이곳은 지난 2020년 11월 입주를 시작했다. 2단지가 지난 2020년 1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1단지는 지난해 4월부터 집들이를 진행했다.

광명아크포레위브 전용 59㎡형 전세 실거래가는 2020년 입주 당시 분양가(4억1000만 원)보다 높은 4억5000만 원 이상에 형성됐다. 지난해 말까지 광명시 집값이 급등하면서 전세 실거래가는 같은 평형 전셋값이 6억3000만 원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광명푸르지오 센트베르 입주를 앞두고 전셋값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4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계상으로도 광명 전셋값 낙폭은 경기도 내 상위권에 속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3일 기준) 광명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0.23% 하락했다. 올해 누적으로는 4.41% 떨어져 경기 수원시(5.81%)와 광주시(-4.82%)와 하남시(-4.42%) 등과 함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세 매물 적체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아파트실거래가 집계 기준 광명뉴타운이 속한 광명동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총 573건으로 지난 8월 1일 299건보다 약 1.9배 늘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광명뉴타운 일대 프리미엄(웃돈)이 5억 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3억5000만 원으로 떨어졌지만, 거래가 안 될 정도”라며 “집값 약세가 계속되고 입주가 줄줄이 계속되면 일대 전셋값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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