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멀어지는 2030의 내집마련...2년3개월 만에 최저치

입력 2022-10-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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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올해 들어 청년들의 주택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체 주택 구매자 중 30대 이하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 내림세가 뚜렷해지자 무리해서라도 주택을 구매하던 2030 수요자가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 매수자(3만5531명) 중 30대 이하 청년은 7988명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전체의 22.48%로 지난해 12월 25.77%를 기록한 뒤 8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특히 2020년 5월(22.43)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청년들의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

8월 서울 주택 매매 건수는 4015건으로 이 중 2030 청년이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1005건이다. 비중은 25.03%로 5월 29.68%를 기록한 데 이어 6월 25.00%, 7월 25.98% 등 4개월째 3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32.59%를 기록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집값 내림세가 본격화하면서 매수세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이 적어 주택 매수 시 대출 비중이 높다. 이에 금리가 오르면 실소득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주택 매수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이 현재 진행형인데 언제 끝날지도 알 수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집값도 조정받고 있기 때문에 특히 2030은 지난해처럼 구태여 매수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리하게 주택 구매에 나서는 2030은 줄어들고 있지만 이미 영끌·빚투로 주택을 매수했던 청년들은 금리 인상에 고민이 깊어 지고 있다. 자산 증식의 기대감을 가지고 내집 마련에 나섰지만 집값은 내려가고 이자 상환의 부담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한국은행도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시사하면서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내 8%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부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0% 수준의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을 내놨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4억 원 이하인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어 자격요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

KB부동산 자료만 보더라도 지난달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는 4억8880만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9억2905만 원, 경기는 5억2431만 원으로 안심전환대출 신청 자격인 4억 원을 크게 웃돈다. 지방을 제외한 서울·수도권에서는 사실상 신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박 교수는 “금리 인하가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 이뤄지거나 그보다 미뤄질 수 있다”며 “고정금리 안심정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면 신청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생애최초 LTV 한도가 6억 원까지 완화된 만큼 형평성에 맞게 안심전환대출 기준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해서 수혜자 폭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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