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냐 '윤심'이냐...막 올리는 與 당권 경쟁

입력 2022-10-10 14:39 수정 2022-10-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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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차기 당대표, 대권가도 발판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
나경원 “劉, 윤석열 당원도 징계하라더니”·안철수 “劉, 당대표 출마 힘들 것”
‘TK 1위 여론조사’ ‘뭘 망설이나’ 공유한 유승민
‘유승민의 반란’ 가능성↑ vs 차기 당권은 ‘윤심’ 손에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3. photo@newsis.com

‘이준석 리스크’가 해소되자마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부터 당 중진인 조경태(5선)·권성동(4선)·김기현(4선)·윤상현(4선) 등 다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원외에서도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 몸풀기에 나섰고, 권영세 통일부 장관(4선)도 후보군에 오르면서 이른바 ‘춘추전국시대’가 될 전망이다.

쟁점은 ‘후보 단일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다. ‘윤심(尹心)’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인지, 아니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난상 격돌로 ‘제2의 이준석’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 때리는 김기현, 유승민 때리는 나경원...견제구로 신경전 ‘활활’

국민의힘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기현 의원은 10일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잠재적 대선 후보들을 겨냥해 ‘당권 도전 시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롭게 출범할 차기 지도부의 지상과제는 단연코 총선승리이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그런 만큼 차기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선 불출마를 포함한 그 어떤 개인적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명확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도 안 의원을 향해 “민주당의 전신인 정당의 대표를 하셨던 분이신데 우리 당이 아직 사실 잉크도 채 안 마른, 몇 달밖에 안 됐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우리 당내에서 마음을 얻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나경원 전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 본인이라고 구태여 언급하지 않겠다. 여론조사는 참 많은 함정이 있으니...”라고 적었다. 이어 “정권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는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 하며 흔들어 대더니, 이제 유승민 전 의원이 뒤를 잇는가 보다. 윤석열 당원도 징계하라 하니”라며 “자해하지 말자”며 비꼬았다.

안철수 의원도 유승민 전 의원에 각을 세웠다. 안 의원은 9일 MBN 정운갑 집중분석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의 출마에 대해 “힘들 거라고 본다”며 “지난번에 경기지사 경선 때 50대 50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졌다. 당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안다”라고 말하며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슬슬 몸풀기 나서는 유승민·조경태...권성동은 ‘조용’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2022.09.29.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2022.09.29. lmy@newsis.com

5선의 조경태 의원도 이날 여야를 향해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조 의원은 당권 도전에 대해 “지금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10월 하순 경에 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변해야 하고 새로워져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개혁을 통해 일신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게시글을 연달아 올리며 당권 도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여론조사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자신이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기사 링크를 개시했다. 해당 기사에는 ‘유 전 의원이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보수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주목할 만한 지점’임과 동시에 ‘유 전 의원의 선전이 역선택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결과’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을 때, 유승민’이라는 칼럼을 공유했다. 해당 칼럼에는 ‘그분도 대통령이 처음이라지만 국민도 이런 대통령은 처음이다. 다섯 달밖에 안 된 분이 마치 다섯 달 남은 듯한 국정 동력을 보인다’며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 ‘뭘 망설이나, 유승민’이라며 유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부추겼다.

권성동 의원은 잠잠한 모습이다.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8월 당 연찬회에서 술자리를 논란을 빚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엄중주의’ 처분을 받아 자숙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야당에 대한 공세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 ‘친일 국방’이라고 비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반일감정을 자극해서 도덕적 우위에 서보겠다는 얄팍한 계산”이라며 힐난했다.

‘제2의 나주곰탕 사태’ 재연? 유승민 어부지리론 vs 그래도 ‘윤심’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와 나경원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있다. 2021.06.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와 나경원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있다. 2021.06.11. photo@newsis.com

국민의힘 내부 시선도 당권경쟁으로 쏠리고 있다. 차기 당대표가 2024년 4월의 총선 공천권을 쥐는데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권 후보 반열에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2월 즈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번에도 ‘후보 단일화’에 승패가 달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은 하마평에 많은 후보들이 오르지만, 나중에 알아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알아서 이뤄질’ 단일화가 어떻게 이뤄지냐다. 일각에서는 ‘이준석의 반란’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권 구도가 지난 전당대회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넥스트위크리서치가 지난 4~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은 29.7%의 지지를 얻었다. 뒤이어 나경원(12.2%), 이준석(12.1%), 안철수(9.8%), 김기현(4.9%) 순이었다.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의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많다. 2021년 당대표 선거 때도 이준석 41%, 나경원 29%, 주호영 15% 순으로 이 전 대표가 당시 1위로 본경선에 진출했다. 당시 ‘나주곰탕(나경원·주호영 단일화)’으로 불리는 중진 후보들의 단일화가 실패했고, 이 전 대표는 당대표에 선출됐다.

하지만 차기 당권 구도의 변수는 ‘윤심’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대로 후보들이 정리된 후 단일 후보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준석 사태가 있었던 만큼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예의주시해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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