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기 우승 PGA 통산 3번째
“우즈 비교 영광…꿈이 현실로”
우승상금 144만 달러
톱10에 한국선수 4명
스무 살 김주형(20)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달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타이거 우즈보다 빨리 생애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김주형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바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세계 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 등 2위 그룹을 3타 차로 제쳐 우승했다.
김주형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이후 26년 만에 21세가 되기 전에 PGA에서 2승을 거둔 선수가 됐으며, 20살 3개월의 나이로, 우즈의 20살 9개월의 2승 기록도 넘었다. 우승 상금은 144만 달러(약 20억 원)다.
임시 회원 신분으로 생애 첫 PGA투어 대회 첫 우승을 올린 8월 윈덤 챔피언십 대회는 2021~2022년 시즌 마지막 대회였다. 김주형은 PGA투어 카드를 따낸 뒤 첫 우승을 거머쥐진 이번 대회는 지난달에 시작한 2022~2023 시즌에 처음 참가한 대회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경기했을 뿐”이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리고 계속 우승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PGA투어에서 21세가 되기 전에 2승을 거둔 선수는 1932년 랠프 걸달(미국), 1996년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김주형이 세 번째다.
만 20세 3개월의 김주형은 20세 9개월에 PGA투어 두 번째 우승을 했던 우즈보다 더 빨리 2승 고지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김주형은 페덱스컵 랭킹 3위로 끌어 올려 올해 시즌 최고 선수 자리를 다툴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시상식을 마친 뒤 가진 PGA투어 공식 회견에서 그는 “몇 달 전 PGA 투어 정식 회원이 아니었는데, 벌써 두 번 우승하고 우상인 우즈와 비교되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광이고,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가다듬을 게 많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에 비하면 이제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을 낮추며 말했다.
1라운드 첫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고도 생애 첫 우승을 따내고, 프레지던츠컵에서 맹활약을 펼쳐 주목을 받은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PGA투어 노보기 우승도 세 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앞서 1974년 리 트레비노(미국)에 이어 2019년 J. T. 포스턴(미국) 등 두 명만 노보기 우승을 달성했다.
김주형은 인터뷰에서 “말하기 어려울 만큼 행복하다”면서 “캐디 도움이 컸다. 팀워크가 좋았고 작전을 잘 세웠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 내내 마음이 평온했다. 인내심,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과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둬 스무 살 신예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캔틀레이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주형은 4번(파4), 8번(파3), 9번 홀(파5) 버디를 잡아내며 1타밖에 줄이지 못한 캔틀레이를 압도했다.
연장전이 예상되던 승부는 18번 홀 티샷에서 싱겁게 갈렸다.
캔틀레이가 친 볼이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나 헤어나지 못해 3타를 잃었을 때 김주형은 편안하게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퍼트 두 번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시즌 PGA투어에 데뷔한 김성현(24)은 1번 홀(파4)에서 102야드짜리 샷 이글을 잡아내는 등 5타를 줄인 끝에 20언더파 264타로 공동 4위에 올라 PGA투어 대회 첫 톱10에 진입했다.
디펜딩 챔피언 임성재(24)는 4언더파 67타를 쳐 7위(19언더파 265타)에 올랐다.
4언더파 67타를 때린 김시우(27)는 공동 8위(18언더파 266타)를 차지해 한국 선수가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4명이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