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국토부…1기 신도시 ‘24년 시범지구 지정’ 사활 건다

입력 2022-10-11 16:00 수정 2022-10-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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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장관-지자체장 간담회 후 선도지역 윤곽 전망
1기 신도시 주민, '사업 지연' 여론 들끓어
“지역 형평성·사업성 하락 문제로 추진 어려울 것” 부정적 견해도

윤석열 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의 속도를 낸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핵심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1기 신도시 주민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진 탓이다. 국토교통부는 당장 이달 말부터 원희룡 장관과 1기 신도시 지자체장 간담회를 시작하고, 선도지구 지정 범위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11일 국토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1기 신도시 정비 추진현황’을 발표했다. 문성요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통상보다 2년 단축된 2024년 중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방식을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앞으로 사업 착수를 위해 지자체와 주민 의견 수렴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 원 장관과 1기 신도시 5개 지자체장(고양‧성남‧안양‧부천‧군포) 간담회를 열고 정비사업 선도지구 지정 방안과 개별 지자체별 정비기본계획 수립방향 등을 논의한다. 주민설명회는 국토부와 지자체가 이달 말까지 공동 개최한다. 오는 17일에는 경기 부천시(중동)과 안양시(평촌), 18일에는 고양시(일산)과 성남시(분당), 군포시(산본)에서 각각 설명회를 진행한다.

국토부는 이르면 이달 말 지자체장 간담회 이후 선도지구 지정 지역과 범위 등을 발표할 전망이다. 문 실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이달 말 회의에선 선도지구 지정 등 심도있는 회의가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자체와 (지정 범위 등을) 협의해야 하므로 논의 진행에 따라 범위와 지정 시기 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국토부는 지난 5월 출범한 1기 신도시 정비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 협력 위원 5인도 발표했다. 이들은 도시계획과 정비, 건축 등 신도시 정비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앞으로 주민과 국토부 사이의 다리 역할을 맡는다.

앞서 국토부는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을 기존 방식과 달리 신도시 정비기본방침과 지자체별 정비기본계획을 ‘투 트랙’으로 병행 수립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2년가량 시간을 앞당길 전망이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은 내년 2월까지 발의하기 위해 발의 중인 법안 분석과 사업추진 절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도시 정비 기본방침과 특별법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도 지난달 29일 발주했다.

▲1기 신도시 범재건축연합회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기 신도시 범재건축연합회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듯 국토부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것은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8일 ‘1기 신도시 범재건축 연합회’(범재연)는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정비사업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상복’(喪服)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여의도 일대를 행진하면서 ‘1기 신도시 영결식’을 진행했다.

최우식 분당재건축연합회 회장은 “재건축을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총 30만 가구 1기 신도시가 동시에 슬럼화될 것”이라며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선 올해 마스터플랜 수립과 정비사업 시작을 약속해놓고 이제 와 말을 바꾸고 있다. 국토부 장관은 직을 걸고 대통령 임기 내 반드시 착공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에도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사업성 하락과 1기 신도시 우대 등 지역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정비사업 진행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1기 신도시보다 더 낡은 서울 핵심지 내 재건축 단지도 사업 속도가 느린 데 1기 신도시를 먼저 진행하면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또 행정지원이 뒷받침되더라도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면 어려운데 최근 경기가 악화하면서 사업성도 하락하는 등 재건축 사업은 난항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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