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하나, 번호 두개”…KT, 듀얼번호 가입자 23만 돌파

입력 2022-10-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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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LG유플러스 비공개…e심 도입 초창기 단말기 활성화 관건
무선 서비스 신규 개통 전체 고객 중 듀얼 상품 가입자 30%↑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달부터 1개의 스마트폰 단말기에서 2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e심’ 도입되면서 이통사별로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며 투넘버 시대를 열었다. 이 가운데 KT의 듀얼 상품이 출시 약 한 달 만에 23만 명을 넘어서면서 시장 활성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예상보다 가입자 숫자가 저조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T는 e심 상용화 이후 자사의 듀얼상품 가입고객이 23만 명을 넘어섰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투넘버 서비스’ 누적 가입 고객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KT에 따르면 지난달 무선 서비스 신규 개통 전체 고객 중 듀얼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30%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e심 사용이 가능한 전체 단말기 중 10% 고객이 e심을 활용하는 듀얼번호 요금제 상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e심 사용 환경에 맞춰 듀얼번호에 대한 고객 요구를 자극한 것이 가입자 증가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KT는 중고 거래, 주차 등 실생활에서 전화번호를 공개하기 난감한 상황일 때 듀얼번호를 사용하면 편리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 광고는 유튜브 조회 수 1700만 건을 넘기며 MZ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실제 KT의 듀얼 상품 가입자 중 절반가량이 20~30대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듀얼번호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구강본 KT 커스토머사업본부장 상무는 “하나의 폰에 두 개의 번호를 쓰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를 미리 파악하여 준비해온 만큼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목적에 따라 번호가 2개 필요한 분들이라면, 편리하고 자유롭게 듀얼번호를 즐겨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는 다르게 가입자 증가 폭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 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 이동자 수는 35만4723명으로 전달보다 7.2% 줄었다. e심이 도입되면서 통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실제 번호 이동은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e심 전용 요금제와 관련한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도 확인하기 어렵다.

e심 관련 요금제 이용자 수가 아직 많지 않은 것은 부족한 인지도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3사는 지난달 일제히 8800원 짜리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며 본격 마케팅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낯선 인지도 해결이 급선무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심을 대략적·구체적으로 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조사 대상의 21.1%에 불과했다. 5명 중 4명은 아직 e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e심 사용이 가능한 단말기도 부족하다. 현재 e심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4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XS 시리즈 이후 기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7일 아이폰14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며 e심 가능 단말기가 확대돼 앞으로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e심 도입 초창기인 만큼 현재까지의 가입자에 집중하기 보다 연말까지 더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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