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신차 출고대기 길어진 이유…만들면 69%가 수출

입력 2022-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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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국내 완성차 생산 증가
차 많이 만들어도 대부분 수출용
'강달러' 겨냥 제조사, 수출에 집중
7월 국내 생산량 가운데 69% 수출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완성차업계 9월 실적 19.5%↑… 7개월 만에 내수판매 증가’

국내 주요 언론이 뽑은 9월 자동차 판매실적 관련 기사 제목이다. 완성차 업계는 매달 1일 전월 판매량을 발표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판매도 이때 공개한다.

기사 제목만 보면 국내 자동차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은 다르다.

국내 완성차 생산은 이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내수 자동차 시장의 출고 적체가 여전히 극심할 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체된 내수 자동차 시장의 산업 수요가 작년 하반기부터 한꺼번에 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내수 판매가 개선됐다기보다는 완성차 제조사가 수출 대신 내수용 물량을 조금 더 생산했다고 보는 게 맞다.

이미 수많은 고객이 계약금을 걸고 오매불망 차만 기다리고 있다. 1년 넘게 신차를 기다리는 고객도 수두룩하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국내 완성차 생산은 올 하반기 들어 개선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5월과 7월 국내 차 생산은 각각 25만6000여 대, 29만7000여 대였다. 반면 올해 같은 기간은 각각 30만7000대와 32만4000대 수준이었다. 5만1000여 대와 2만7000여 대씩 증가했다.

▲올해 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완성차 총생산량은 작년보다 증가했지만 내수 신차 출고 적체는 여전히 극심하다. 작년보다 차를 더 만들었으나 이 물량의 대부분은 수출차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체 생산차 가운데 59~61%가 수출길에 올랐다. 추석 연휴가 끼였던 9월에는 수출물량 비중이 65.9%에 달했다.

올해는 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올라갔다. 1월 들어 수출 비중이 66.5%에 달했고, 7월에는 전체 생산량(32만4000여 대) 가운데 22만2000여 대를 수출했다. 생산량 대비 수출차의 비중이 68.6%에 달했다.

수출 물량에 70%가량을 몰아주면 국내 고객은 그저 “반도체가 모자라서 신차 출고가 늦어진다”라는 변명을 들어가며 출고 일자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자국 고객의 편의를 위해 내수 출고 적체를 일부 해소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지만, 기업으로서 더 많은 수익을 낼 기회를 이와 맞바꾸기 쉽지 않다.

강달러가 지속하고 주요 수출국의 산업 수요가 증가하는 한, 우리는 당분간 내수 차 시장에서 뾰족한 수 없이 1년 넘게 출고를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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