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인되면서 정부가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농장의 정밀검사 주기를 단축하고 모든 가금류는 출하 전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12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긴급 가축방역 상황 회의를 열고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충남 천안 봉강천에서 포획한 야생조류(원앙)에서 이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형이 검출됐다. 올해 3월 24일 강원 고성 야생조류에서 검출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0월 26일 검출된 것과 비교해 올해는 2주 정도 일찍 발생하면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중수본 관계자는 "이번에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된 천안 봉강천을 포함한 전국의 철새도래지에 이미 바이러스가 퍼져 있을 우려가 있다"며 "그동안 철새에서 검출된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 떨어진 가금 농장에서 발생한 사례가 다수 있어, 전국적으로 안심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된 봉강천은 검출지점 500m 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이 금지된다. 축산차량 및 관계자 외에 낚시와 산책 등 일반인의 출입도 제한된다.
중수본은 위기 단계 격상에 따라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 먼저 방역에 취약한 오리농장과 전통시장 거래농장의 가금에 대한 일제 검사를 실시하고, 가금 농장 정밀검사 주기를 산란가금과 토종닭은 월 1회에서 2주 1회로, 육용오리는 사육기간 중 2회에서 3~4회로 단축한다.
또 오리와 노계, 전통시장 가금에만 적용하던 출하 전 정밀검사를 육계를 포함한 모든 가금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전국 가금 농장을 대상으로 방사 사육을 금지하고, 전통시장의 일제 휴업·소독의 날을 월 2회에서 매주 운영하도록 한다.
정황근 중수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과거 야생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됐던 해는 가금농장에서도 발생하는 패턴이 있었던 만큼, 농장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차단방역 조치와 방역 기본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육 가금에서 폐사 증가, 산란율 저하 등 의심 증상이 관찰될 경우 즉시 방역 당국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