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도울 대기업 찾습니다"…정부, 800억 원 목표로 펀드 조성

입력 2022-10-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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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 통해 펀드 마련
삼성·코오롱 등 대기업도 참여 가능성
KIAT가 주도해서 심사 후 다음 달 선정
산업부 "산업 대전환 앞당길 마중물 되길"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미래 먹거리 활성화를 위해 혁신기업을 돕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Corporate Venture Capital) 모집에 나섰다. 8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해 대기업과 혁신기업 간 연결고리를 강화해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첨단산업 미래 먹거리 창출과 주력산업 고도화를 위해 CVC와 함께 스케일업을 위한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CVC는 일반 벤처캐피털과 다르게 재무 목적보다 전략적인 목적에 중점을 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이다. 금융기관이 아니라 일반기업이 출자해 모기업과 공급망 강화, 협력기업 발굴, 신산업 창출 등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회사 관련 규정에 관한 해석지침'을 행정 예고해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등 CVC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중이다. 삼성전자와 SK, LG, 효성, GS, 코오롱 등 대기업도 벤처캐피털 설립에 열을 올렸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활용해 CVC를 중심으로 혁신기업을 돕는 방안을 마련했다. 사실상 대기업을 통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돕고, 대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상생 구조다. 최근 국제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국내 산업 활성화에 힘을 싣기 위한 취지도 담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기업과 혁신기업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서 하나의 밸류 체인까지 만들어질 수 있다. 신산업도 창출할 수 있고, 정말 좋은 기업이고 성장성이 있다면 인수·합병을 통해 키워나가는 등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펀드 규모를 800억 원까지 예상했다. 정부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도로 300억 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금액은 CVC와 모기업, 민간 투자를 통해 충당하는 걸 목표로 한다. 펀드 운용 기간은 투자 5년, 회수 5년 등 최대 10년으로 두고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펀드 운용 CVC 선정은 KIAT가 담당한다. 운용사는 1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모집하며 11월 말 1~2개 사를 선정한다. KIAT는 기술력과 사업화 네트워크, 수요연계, 해외시장 진출 등 혁신기업의 성장을 도울 역량이 있는지를 중점으로 심사한다. 이후 펀드가 조성되면 CVC가 전적으로 운용권을 갖게 된다.

노건기 산업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국내 산업이 직면한 큰 파도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넘을 수 있다"며 "CVC가 운용할 스케일업 펀드가 혁신기업의 신속한 시장진출과 성장을 통해 국내 산업의 대전환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펀드 조성과 관련해 정부 예산 300억 원을 통해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오히려 대기업을 지원해주는 게 아니라 혁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 자금을 활용해서 지원해주려는 취지"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혁신기업에도 기회가 되고, 그게 단단해지면 산업 자체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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