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차 당대회] 중국 경제, 당대회 이후 어디로

입력 2022-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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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살릴 마지막 기회”
올해 아태 개도국보다 성장률 낮을 수도
중국, 미국 제치고 세계 1위 경제국 부상 전망 자취 감춰
전문가들 “소비 주도 경제성장 모델 구축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짓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은 중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훨씬 큰 상황이다. 지난달 세계은행(WB)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8%로 전망했다. 이는 5.5% 안팎으로 제시한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는 물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5.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아태 역내 개도국보다 뒤처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은 32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이 3년 가까이 고집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의 부작용과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 역풍,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중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로,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우한 봉쇄 사태 이후 최저를 찍었다.

이러한 비관론에 힘이 실리면서 장기적으로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1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역시 자취를 감췄다. 싱크탱크 안바운드의 찬쿵 분석가는 “중국은 아시아 경제에서 주도적 지위를 상실했다”며 “중국이 가능한 한 정말로 피해야 하는 것은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경제적 피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공산당 지도부가 ‘시진핑의 대관식’이 될 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만신창이가 된 중국 경제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시점이야말로 시 주석이 중국 경제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고 짚었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과거처럼 경제성장 모델을 정부 주도로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규제 완화를 통한 내수 주도로 전환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경제의 핵심 동력이자 뇌관이 된 부동산이 없이도 중국 경제 성장을 유지하려면 소비 주도로 성장 모델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FT는 3선을 앞둔 시 주석이 2013년 처음 집권했을 때 제시했던 것처럼 소비 주도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경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로서 소비를 촉진하기란 쉽지 않다. 중국 국민 상당수가 소비 대신 저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국내 총저축률은 44%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2.5%)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높은 저축률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그만큼 돈이 시중에 돌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돈맥경화’ 원인으로 정부의 부적절한 사회 지출과 사회 안전망의 점진적인 해체 등을 꼽는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저축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에 적절한 사회지출과 규제 완화, 연금 확충과 같은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인프라와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중소기업과 인프라,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1조 위안(약 199조 원) 지출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 위기 대응도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중국의 이상 기후 문제가 단순히 환경을 넘어 산업 곳곳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폭염으로 냉방용 전기 수요가 급증하며 극심한 전력난이 발생하자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생산시설이 가동 시간을 단축하거나 운영을 잠정 중단해야 했고, 결국 중국 정부는 에너지 업체와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투입해야 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철퇴로 민간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에게 잃은 신뢰 회복도 시 주석이 풀어야 할 숙제다. 중국 IT 업계 폭풍 성장을 견인했던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올해 2분기 사상 첫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봉쇄 여파와 중국 당국의 규제가 회사 성장에 역풍이 됐다.

실적 부진에 이들 회사가 고용했던 수만 명의 청년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이는 결국 청년 실업률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7월 중국 16~24세 실업률은 19.9%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청년 5명 중 1명은 실업자라는 의미다. 영국 BBC는 “전 세계가 중국 당국이 비즈니스에 있어서 개방적이지 않다는 사실에 익숙해지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수십 년간 중국을 지탱한 경제적 성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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