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하고 논리를 갖춰라”...IMF, ‘오락가락’ 영국에 일침

입력 2022-10-14 14:44 수정 2022-10-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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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영국이 오락가락 행보로 시장 불안을 부채질하자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진정하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미니 예산안’이 초래한 금융시장 불안을 지적했다. 그는 영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와 정책 일관성 그리고 명확한 의사소통에 대해 얘기했다며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통화정책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추가 금리인상과 긴축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정책이 모순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러스 영국 신임 내각은 지난달 23일 45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안 패키지를 공개해 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다. 감세안은 내년 4월부터 15만 파운드 이상 고소득자에 적용되는 최고 세율을 현행 45%에서 40%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소득세 기본세율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 4월 20%에서 19%로 내리고, 법인세는 19%에서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철회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1972년 이후 최대 감세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모순된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영국 영란은행은 40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두 차례 연속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긴축 고삐를 당겼다.

영국 정부의 예산안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동요했다. 파운드화는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불안은 채권시장에도 옮겨 붙어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영란은행은 금융안정에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2주 새 세 차례 시장에 개입해 채권 매입에 나섰다.

시장 발작에 놀란 영국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를 결정했고, 법인세 인상 철회 계획도 검토에 들어간 분위기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러스 총리가 대규모 감세안을 찢어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이 감세안 철회를 논의하기 위해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 일정을 앞당겨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콰텡 장관은 감세안 철회 관련 질문에 “우리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31일까지 중기 재정계획을 수립해 내놓을 것”이라면서도 “한번 보자”고 답했다.

영국이 감세안을 유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2% 상승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재정정책은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재조정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그렇게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접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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