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탐구생활] '환경'에 진심인 최태원회장 "탄소발자국 제로, 돈이 문제랴"

입력 2022-10-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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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선대회장 뜻 이어받아…탄소중립, 기업의 기회로 해석

"넷 제로 관련 R&D 확대" 역설
온 국민 경제ㆍ환경 혜택 누릴 것

정부, 기업에 감축성과 나눠야
규제보다 인센티브 확재 지적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탄소중립 문제는 시간 제약, 가격, 비용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인류 생존의 문제이자 탄소중립을 선도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예전 그룹 임원 회의에서 한 임원이 탄소중립 관련 사업의 비용효율성을 보고 했을 때 질책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SK그룹 고위 관계자가 귀띔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선구자’로, 때로는‘탄소중립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은 친환경에서 경영·고객·사회와의 접점을 찾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운동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넷 제로(net zero), ’탄소 제로 (carbon zero)’라고도 한다. 현재 국제 사회는 배출한 탄소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배출권’제도를 시행하는 등 탄소중립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탄소중립’을 단순 비용으로만 보지 말고, 새로운 기회로 해석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중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1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연 ‘제4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탄소중립 관련 R&D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친환경 혁신은 비용은 과학자나 기업이 부담하지만, 경제적·환경적 혜택은 사회 전체가 나눠 갖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투자 부족’이란 한계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자신이 회장을 맡은 대한상의가 지난 4월부터 4차례 연 탄소중립 관련 세미나에 모두 참석해 의제를 제시할 정도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제3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는 기업의 탄소 감축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에 대한 규제보다 인센티브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6월 열린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세미나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해 기업과 정부뿐만 아니라 학계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SK그룹 핵심 계열사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은) 탄소 문제에 있어 ‘더 좋은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유공 시절의 빨강색과 흰색을 넘어 환경을 뜻하는 ‘그린’으로 테마를 잡았다”고 언급했다.

이 언급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62년까지 회사 설립 후 배출한 모든 탄소를 상쇄하겠다는 ‘올 타임 넷제로(All Time Net Zero)’ 비전을 선포했다. 2050년 탄소 순배출량을 없애겠다는 단순 넷제로를 넘어서는 개념으로, 탄소를 배출해온 사업을 영위해온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배출해 왔던 탄소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올 타임 넷제로에 대해가 ‘E(환경)’,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인간 위주의 경영’을 펼치는 것을 ‘S(사회)’, 동반자적 협업 관계가 구축되는 ‘G(거버넌스)’로 정의했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충북 충주시 인등산 임야를 사들여 조림 사업을 진행한 결과, 1970년대 초반(위)과 현재(아래)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원 안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부인 故 박계희 여사와 인등산에 나무를 심는 모습. (사진제공=SK)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충북 충주시 인등산 임야를 사들여 조림 사업을 진행한 결과, 1970년대 초반(위)과 현재(아래)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원 안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부인 故 박계희 여사와 인등산에 나무를 심는 모습. (사진제공=SK)

최 회장의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은 전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가치와 무관치 않다. 고(故) 최종현 SK 회장은 1972년 당시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설립해 탄소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당시 고 최 회장은 1960~70년대 무분별한 벌목 등으로 민둥산이 늘어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총 4100ha의 황무지 임야를 사들여 숲을 조성했다. 이 산간 임야는 현재 총 400만여 그루 나무를 품은 울창한 숲으로 변신했으며 그 규모는 서울 남산의 약 40배 넓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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