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점점 늦어지는 심사...특허청 심사관 인력 대폭 확충해야

입력 2022-10-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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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엘앤비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올해 5월 취임한 이인실 특허청장은 7월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반도체 전문 심사관을 매년 최소 200명씩 채용해 향후 5년간 1000명의 심사관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의 공무원 인원 감축 기조가 발표됐고, 이달 초 이 청장은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 반도체 퇴직 연구인력 67명을 심사관으로 채용하기로 협의되었음을 알렸다.

정부의 공무원 인원 감축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된 것으로 공무원 조직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공무원 인원 감축 이슈는 여러 당사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큰 정부의 문제점도 존재하기에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도 그 나름의 이유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조에 맞춰 특허청 심사관 증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큰 문제가 예상된다.

필자는 최근 실무를 하면서 지식재산권 출원의 심사 기간이 점점 늦어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특허의 경우 첫 심사 결과가 1년 반 전후로 발행되던 것이 2년 정도까지 늦어지고 있으며, 상표는 첫 심사 결과가 1년 전후로 발행되던 것이 1년 반 정도까지 늦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은 지식재산 5대 강국(IP5)으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지식재산권 출원이 증가했지만 심사관 인원은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지난해 6월 23일자로 ‘전문기관에 선행기술조사를 의뢰해 우선심사를 신청한 경우’에는 우선심사의 착수기한을 이전 4개월에서 8개월로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심사적체 문제는 여전하다.

이런 악조건하에서도 최근 특허청은 심사 품질 향상을 위해 3인 합의체 심사 제도를 도입하였고, 심사관의 심사 이외 업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심사 시간제를 도입해 해당 시간에 전화 면담 등을 자제시키고, 심사과별 대표 전화번호를 지정해 담당자가 심사관에게 질의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했다. 하지만, 출원인들은 심사관과의 면담 절차가 복잡해져 거절 대응이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특허청 심사관 1인이 처리한 연간 특허출원 심사 건수는 미국이 69건인 데 비해 한국은 197건에 달했다. 최근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마련해 기술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철저히 견제하고 있다. 기술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특허청 심사관의 대폭 증원이 필수적이다. 정부의 전향적인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태영 엘앤비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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