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패키징, SK계열사 합작 위해 물적분할…“상장 안 한다”

입력 2022-10-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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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재활용 사업부문 분할…신설법인 삼양에코테크
자회사 비상장 방침, '물적분할 후유증' 이겨낼까

삼양패키징이 SK 계열사 SK지오센트릭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첫 단추로 PET 재활용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다. 다만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기로 했다. 삼양패키징의 이 같은 결정이 시장에 번진 ‘물적분할 후유증’을 치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패키징은 전날 PET 재활용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설법인인 삼양에코테크(가칭)가 PET 재활용 사업부문을 전담하고, 삼양패키징이 나머지 사업부문을 맡는다.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이번 분할은 SK지오센트릭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첫 단계다. 지난 2월 삼양패키징과 SK지오센트릭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SK지오센트릭은 삼양패키지 주식 157만8867주(약 381억 원)를 취득했다.

삼양패키징은 “양사가 가진 노하우를 결합해 PET 재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신설회사는 분할회사(삼양패키징)과 제휴사(SK지오센트릭)를 안정적 구매처와 매출처로 확보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확장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건 삼양패키징이 분할된 신설회사를 ‘비상장’ 유지하기로 한 점이다. 최근 들어 다시 불붙은 물적분할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물적분할은 특정 사업부를 떼어내 회사를 새로 설립하고, 모회사가 지분을 100% 소유하는 기업 분할 방식이다. 문제는 기업이 신설된 자회사를 다시 주식시장에 상장하려 할 때다. ‘알짜’ 사업부가 떨어져 나간 모회사의 기업가치는 하락하고, 모자회사 동시 상장으로 더블 카운팅(중복 계산)이 발생한다.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분할),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 분할)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다 보니 자회사 상장까지 가지 않고 회사가 물적분할 결정만 해도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주주들의 반발도 크다. DB하이텍과 풍산은 최근 물적분할 계획을 접었고,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을 연기했다.

삼양패키징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물적분할 결정 공시가 전일 장 마감 뒤 나온 점을 고려하면 이날 주가는 보합(1만6850원)으로 그쳤다.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물적분할 자체보다는 자회사 동시 상장이 문제기 때문에 비상장을 유지하면 모회사 기업가치, 주주 가치 훼손 문제는 상당히 차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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