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계, 'IRA 무역차별' 철폐 촉구

입력 2022-10-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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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한미 경제계가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양국 경제계는 미국 IRA 등으로 인한 한국산 제품차별 규제 개선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한미동맹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0일 미국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전경련회관에서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글로벌 경제안보 시대로의 전환, 한미 경제협력 기회와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합동회의에서는 △한미동맹과 경제안보 △기후위기와 에너지 협력 △IPEF를 활용한 디지털 경제 및 통상 △디지털 보건 및 제약산업 성장 △동북아 금융안정과 한미협력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미국 측 참석자들도 미국 IRA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차별이 한미동맹과 한미FTA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개선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

허창수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전경련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양국 정부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안정적 관리 협력과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수출 규제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허 회장은 한미 경제계는 반도체, 첨단기계,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공급망 안에서 긴밀히 연결돼 있으므로 IPEF, Chip4 동맹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현재의 공급망 혼란을 신속히 잠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 감축법 시행으로 한국산 제품의 미국 내 판매에 벌써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가 글로벌 경제안보 시대의 여러 도전과 과제를 극복해 나가는데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경제안보․기술동맹으로서 양·다자 차원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한미재계회의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다.

오찬 기조연설에 초청된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관계에 기여해온 양국 기업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한미 통상현안 해결과 산업협력을 위한 민관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회의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위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논의에서 한미동맹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며, 경제안보 협력분야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특히 반도체 등 핵심산업 공급망 협력, 녹색전환, 디지털 경제 전환과 관련한 양국 정부 인사의 논의가 있었다.

양향자 국회 반도체특위 위원장은 1세션 한미동맹과 경제안보 주제발표에 나서 반도체 동맹을 통한 한미 글로벌 밸류체인 강화 방안을 소개했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류제명 디지털플랫폼정부추진단 단장은 인공지능,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집약한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고, 양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총회에서 양국 참석자들은 한미경제동맹과 한미FTA의 원칙 등에 부합하지 않는 무역제한조치와 기업규제에 개선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개선 필요성이 공동선언문에 명시됐다. 특히, 한국산 전기 자동차 보조금 지급 제외와 같은 문제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비차별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것에 뜻을 모았으며 관련 내용이 공동선언문을 통해 채택됐다.

서장석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IRA의 효과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올 9월 기준 우리 전기차 브랜드의 주력모델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감소하는 등 향후 미국 내 한국산 전기차 판매 둔화 심화가 우려된다”며 “법안 개정을 위해 대미 아웃리치 활동 강화가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양국 참석자들은 미국의 최우방인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5월 한·미 정상 간 공동성명에 포함된 ‘외환시장 관련 협의’ 후속 조치로 한미 통화 스와프 상설 체결 혹은 이에 버금가는 조치를 촉구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아시아 내 한국경제의 위상에 따라 우리의 혼란은 동아시아, 동남아로까지 퍼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은 미국의 동북아 안보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연사로 나선 강태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前 한국은행 부총재보) 또한 군사․경제․기술동맹에 더해 앞으로의 한미동맹은 한미 통화스와프 등 금융동맹으로까지 확대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경제계는 미국을 향해 사우디와 경쟁 중인 한국이 미국과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like-minded) 국가로서 2030 부산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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