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매출 반 토막에 ‘감자’ 캔 형지I&C, 온라인서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22-10-20 11:00 수정 2022-10-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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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지속된 실적 악화에 무상감자를 진행 중인 형지I&C가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며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너 2세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잦아들지도 주목된다.

형지I&C는 1976년 설립된 패션 전문기업으로 패션그룹형지의 주력 계열사다. 예작(YEZAC), BON, Carries Note 등의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 결과 작년 말 기준 세 브랜드를 모두 합해 백화점 122개, 아웃렛 87개, 직영 및 대리점 14개 점포를 보유 중이다. 매출 비중은 백화점 54%, 아웃렛 38%, 대리점 6%, 기타 2%로 구성돼 있어 전반적인 매출이 오프라인 유통 기반에서 발생하고 있다.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을 기반으로 형지I&C는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쇼핑이 편리하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온라인, 홈쇼핑 등으로 소비 형태가 변화하면서 오프라인 기반의 이점도 사라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촉발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온라인 소비 변화에 불을 지폈고 형지I&C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형지I&C 매출 부진이 공교롭게도 창업주인 최병오 회장의 장녀 최혜원 대표이사 취임과 맞물리면서 경영 능력 논란도 키웠다.

형지I&C는 2016년 연결 매출 1276억 원을 정점으로 외형이 축소됐다. 2019년 1021억 원에서 이듬해 671억 원으로, 작년에는 655억 원으로 급감했다. 수년 사이 매출이 반 토막 난 셈이다. 이 기간 수익성도 악화했다. 2016년 4.4억 원, 2019년 4.5억 원의 영업이익을 빼면 2017년 88억 원, 2018년 9억 원, 2020년 53억 원, 2021년 2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형지I&C는 수년간 지속한 적자와 해외 시장 철수 등으로 재무 안정성도 흔들렸다. 2016년 104.7%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376.7%로 껑충 뛰었다. 또한 2020년부터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자본총계는 139억 원으로 자본금 195억 원을 밑돈다.

이에 형지I&C는 지난달 임시 주총을 열고 자본감소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형지I&C는 이번 무상감자를 통해 총발행주식수는 3901만3649주에서 1300만4549주로, 자본금도 195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줄었다. 또한 12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 및 채무상환을 꾀하고 있다. 유증 재원 중 100억 원은 빚을 갚는데 쓸 계획이다.

형지I&C는 오프라인에 편중된 유통구조 다각화에 집중한다. 2020년 11월 일본 아마존에 이어 작년 4월 미국 아마존에 입점했다. 또한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를 비롯해 자사몰 오픈 등 판매채널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재 개발 및 준비 중인 자사몰은 올해 말 공식 운영이 목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보다 7.6% 신장한 352억 원의 매출과 11억 원의 흑자전환 성과도 냈다. 이와 더불어 올해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등 해외 시장의 개척을 비롯해 자사몰 등의 판매채널 확대, 제품의 기획과 디자인부터 생산 및 유통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올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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