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홍콩 행정장관, 첫 정책 연설...“인재 ‘유턴’ 위해 비자 완화”

입력 2022-10-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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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집권 이후 첫 정책 연설

‘제로 코로나’에 인재 이탈·아시아 금융허브 지위 타격

해외기업 ‘유턴’ 위해 300억 홍콩달러 조성 계획

▲존리 홍콩 행정장관이 19일(현지시간) 홍콩 입법회에서 집권 이후 첫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존리 홍콩 행정장관이 19일(현지시간) 홍콩 입법회에서 집권 이후 첫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정책 연설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홍콩 입법회(의회) 연설에서 인재 이탈을 막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비자 제도인 '탑 탤런트 패스(top talent pass)'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집권한 경찰 출신 친중파 인사인 존 리 총리는 이날 첫 정책 연설에서 "지난 2년간 홍콩에서 약 14만 명의 인재가 감소했다"면서 "(홍콩) 정부는 지역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유지하는 것과 별개로 적극적으로 (해외) 인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최근 1년간 최소 250만 홍콩달러(약 4억500만 원)를 벌어들인 고액 연봉자나 최근 5년 중 3년간의 취업 경력이 있는 세계 100대 명문대학 졸업생에 2년간 비자를 부여할 예정이다. 홍콩에서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연간 할당량 형태로 운영하는 비자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해외 대학 졸업생의 체류 한도를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인재 유치 계획에 따라 홍콩에 입국해 주거용 부동산을 구매하고 영주권자가 된 경우 첫 부동산 매입에 한해 인지세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해당 제도는 오늘 자 계약 건부터 소급 적용된다.

홍콩 정부의 이 같은 비자 정책은 해외 인재 유치와 아시아 금융 허브 지위를 두고 싱가포르와 경쟁하는 가운데 나왔다. 홍콩이 중국 본토에서 고수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수많은 외국인과 기업들이 홍콩을 떠나면서 금융 허브 지위가 위태로워진 사이 싱가포르가 발 빠르게 금융중심지로 부상하게 됐다.

싱가포르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난 8월 연간 36만 싱가포르달러(약 3억6000만 원) 연봉을 받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자체 장기 취업 비자 정책을 내년 1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기업 유치 계획에 대해서도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투자하도록 '공동투자펀드'를 설립하기 위해 300억 홍콩달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5년간 공공주택 건설을 기존 5년 대비 50% 늘리고 입주 예정자의 대기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에서 고수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관련해서는 "점진적이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정상적인 국경 간 여행 재개에 대해 본토 당국과 논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반색할만한 내용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의 정책 연설에 실망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 하락 출발했으나 오후 2시 45분(홍콩시간 기준) 낙폭이 1.8%대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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