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주호민, 첫째 아들 자폐 진단 고백…“우영우, 판타지로 느껴져”

입력 2022-10-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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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처=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웹툰 작가 주호민이 첫째 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1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의 원작 웹툰 작가인 주호민이 출연해 ‘죽어야 사는 사람’ 특집을 꾸몄다.

이날 MC 유재석은 주호민을 “웹툰 수익도 탑에 드는 작가님”이라고 소개했고, 조세호도 “저 빌딩이 주호민 소유라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 사는 집은 문은 작지만 안이 궁궐”이라고 거들었다.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는 영화로 제작돼 만화 원작 영화 최초로 천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후 건물주, 재벌설 등의 소문이 돌았다. 그는 이 같은 소문에 대해 “다 루머다. 그런 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2013년에 만화 유료화를 시작했다. 그전엔 돈 내고 보는 개념이 없었다”며 “‘신과 함께’ 다시 보기는 한 편당 200원이었다. 그때 욕을 많이 먹었다. ‘돈과 함께’라고 하더라. 한 달 치 정산금을 봤는데, 그 액수가 석 달 동안 그려야 벌 수 있는 돈이더라. 마침 그달에 첫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가정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과 함께’가 흥행할 무렵, 주호민은 오히려 힘든 삶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첫째 아들이 자폐 판정을 받은 것. 주호민은 “2017, 2018년이었다. 첫째 아이가 2013년생인데 4살쯤 됐을 때 자폐 판정을 받았다. ‘신과 함께’가 엄청 흥행했던 바로 그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밖에 나가면 ‘축하한다’는 얘기를 듣는데 집에서는 아내와 둘이 앉아 ‘우리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했다”며 “감정의 파도가 크지 않나.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사실 아이가 자폐 있다는 얘기를 안 하고 살았다. 주변 지인들은 알지만, 방송에서 ‘우리 아이가 자폐가 있다’고는 안 했다. 이유는 ‘굳이’였다”며 “어느 순간 아내가 ‘왜 방송에서 둘째 얘기만 하냐’더라. 뒤돌아보니 은연중에 ‘굳이’, 그런 면이 있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왜 숨기고 있지.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 아이가 자폐가 있다’고 얘기했다. 주변에서 ‘저 사람이 방송하다가도 집에서 전화 오면 나가는 이유가 있었구나’ 이해해주는 분들도 생겼다”고 밝혔다.

▲(출처=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처=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주호민은 첫째 아이에 대해 “너무 밝고 사람을 너무 좋아하지만 표현이 서툴다. 사람에게 다가가지만 그만큼의 반응은 오지 않기 때문에 외로워 보인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항상 안아주고 싶은 친구”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첫째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고. 주호민은 “10년 전에도 육아 만화를 그린 적 있다”며 “지금은 자폐 아동을 키우면서 들었던 생각을 만화로 그려보면 장애, 비장애인 부모들에게 의미 있는 만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천재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활약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해서는 “재밌게 봤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이해를 준 드라마”라면서도 “아쉬운 건 주변 사람들이 천사밖에 없다. 너무 친절하다. 그게 판타지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주호민은 “시청자들에게 장애인 주변인의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좋게 본다”며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어떤 이웃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최고의 결과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발달 장애 아동) 모두가 특출난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며 “가끔 아들에게 ‘얘는 뭘 잘하냐’고 묻는데 그건 누구한테 물어도 실례일 수 있다. 막연하게 자폐인은 특출난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한다. 악의가 있는 건 아니고 진짜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알기가 어렵다. 아내와 우리끼리 얘기하지 말고 라디오처럼 해보자고 했고,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이 친구를 지킬 수 있을까. 어른이 될 때까지 돌봐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는 계속 힘이 세질 테니 운동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주호민은 아들을 향한 영상 편지에서 “우리 가족은 항상 같이 다니면서 재밌는 것도 많이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살 것”이라며 “동생에게 잘해주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자. 아빠 일찍 올게. 안녕”이라고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한편 주호민은 ‘신과 함께’ 시리즈, ‘빙탕후루’ 등 인기 웹툰을 제작한 작가다. MBC M드로메다 스튜디오 웹예능 ‘말년을 자유롭게’ 등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택에 침입한 강도에게 상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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