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불매운동만은”…제빵공장 사고에 속 타는 파리바게뜨 사장님들

입력 2022-10-20 15:57 수정 2022-10-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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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민주노총광주본부가 SPC 규탄과 제품 불매를 위한 대시민 선전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민주노총광주본부가 SPC 규탄과 제품 불매를 위한 대시민 선전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SPC가 사회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15일 경기도 평택시의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사고 발생 이후 이튿날인 17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과문 발표 전날인 16일에는 허 회장이 사고 직원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사죄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다음 날 공장이 가동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고된 노동에 시달린 피해자의 카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제빵공장 사망사고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하루 뒤인 지난 16일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고, 오늘(20일)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민들의 비판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언론보도를 보니 천을 둘러놓고 사고 원인 조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를 가동해 시민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당시 고용노동부가 현장에 가 조사하고 중단시켰는데, 안전장치가 있는 기계는 확인만 하고 없는 기계는 중단시켰다가 그 후 안전장치가 있는 기계도 중단시켰는데 그 사이 일부 기계 가동을 시민들이 아시게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같은 사회를 살아나가는데 사업주가 노동자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서로 하면서 사회가 굴러가야 한다”며 “너무 안타깝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 확산되는 SPC 불매운동

▲SPC 불매운동 확산되면서 SNS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SPC 브랜드.  (출처=인스타그램)
▲SPC 불매운동 확산되면서 SNS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SPC 브랜드. (출처=인스타그램)

노동부는 현재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SPL의 잘못된 조치가 알려지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SPC 불매’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SPC가 운영하는 계열사 브랜드를 정리한 목록을 공유하며 다른 소비자들에게 SPC 불매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불매운동이 크게 확산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편의점 A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SPC삼립 빵 판매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한 현재도 SPC가 운영하는 주요 매장에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계속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점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은 사회적 물의을 일으킨 기업을 향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수단입니다. 불매운동의 힘은 강력합니다. 불매운동 여파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기업이 있을 정도죠.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남양유업입니다.

남양유업은 과거 대리점에 제품을 강매시키면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남양유업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운동이 얼어났습니다. 그 결과 남양유업은 2019년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에 머물러 있습니다.

"불매 조장하는 것, 기업의 잘못된 행태와 다를 것 없어"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불매운동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불매운동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사람은 해당 기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이기 때문이죠.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협의회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사고와 관련해) ‘피 묻은 빵’, ‘목숨 갈아 넣은 빵’ 등 사고 내용과 무관한 자극적 언어의 보도는 자제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 가맹점주 가족은 일부 언론을 대상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가맹점주 협의회는 “무고한 가맹점 자영업자와 그 가족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기사 열독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폭력적이 언어로 보도하고 불매를 조장하는 것은 노동자 인권을 무시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잘못한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PC 불매운동에 대해 “이번 사태에 대해 소비자들이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PC 본사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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