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존 사례를 볼 때 정작 복합 업무시설 인근 지역은 상업용 부동산시장만 발달될 뿐 주택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현재까지 서울지역에 대형 업무타운이 형성된 곳은 강남 테헤란로 일대와 여의도, 그리고 최근 삼성타운이 들어선 강남역 일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업무중심지역과 가까운 주거지역은 별다른 후광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업무지역과 가까운 아파트일수록 시세가 낮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대규모 업무타운이 형성된 지하철 삼성역 인근 삼성동의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2716만원으로 압구정동이나 대치동, 도곡동 등 현재의 인기지역에 비해 떨어진다.
특히 삼성동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와 구 해청아파트 재건축 물량인 롯데캐슬 프레미어, 그리고 재건축 대상인 상아, 홍실아파트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가는 타지역에 비해 떨어진다.
강남구 역삼동 역시 테헤란로와 가까운 북부는 남부순환도로 일대 인기주거지역과 가까운 남부에 비해 낮은 매매가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국내 최대의 금융 업무중심지인 여의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의도는 70년대 중후반 지어진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이야기도 솔솔찮게 나오고 있지만 강남에서는 '그 흔한' 3.3㎡당 3000만원이 넘는 아파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여의도의 주거환경과 한강조망권을 감안할 때 의외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삼성타운이 들어선 강남역 일대 주거지역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타운 인근의 W아파트는 구내 타 아파트단지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시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삼성타운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접해 있는 5차의 경우 3.3㎡당 매매가는 1~3차에 비해 300만원 가량 낮은 시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업무지역 인근 주거지역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바로 업무타운 인근의 주거환경 때문이다. 통상 대규모 업무타운은 결국 많은 유동인구와 교통 체증을 부를 수 밖에 없으며, 이는 '한적'해야 가치가 더 커지는 주거지역으로서는 치명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고급 주거지역일수록 주거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쾌적성"이라며 "업무지역은 상권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지만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주거 쾌적성과 프라이버시 보호가 유지되기 어려운 속성이 있는 만큼 고급 주택이 들어서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이 들어설 잠실 일대도 주거지역의 경우 '좋아할' 일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이로 인한 교통체증과 유동인구 증가로 주거 쾌적성은 훼손이 불가피한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송파구 최고가 아파트는 재건축 호재를 안고 있는 잠실주공5단지가 아닌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다. 이 두 아파트의 차이도 바로 쾌적성이 가르고 있다.
채 팀장은 "대형 업무타운이 입주하면 주거수요가 확장되는 호재가 있지만 이는 다소 거리가 떨어진 배후단지에 해당한다"며 "제2롯데월드가 조성되더라도 '재미'를 보게되는 분야는 상업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잠실에서도 결국 제2롯데월드가 거리가 먼 잠실 1, 2단지 재건축이나 송파동, 문정동의 주거지역이 더 빛을 발할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잠실과 송파구의 상징적인 브랜드인 롯데가 송파구와 잠실에게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