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커피는 네가 타야 맛있어. 좀 타와”…직장내괴롭힘 금지법 위반일까?

입력 2022-10-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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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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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 드립니다.

직장내괴롭힘 금지법은 직장에서 지위나 관계상 우위를 이용해 타인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말합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0월 14일부터 시행됐습니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커피 심부름’을 시킨 상사를 해당 법안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원곡 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의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Q: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상사를 직장내괴롭힘 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있나요?

A: 상사가 단순히 커피 심부름을 시켰다고 법적으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러한 심부름을 여성에게만 시킨다거나 혹은 “네가 타야 맛있다” 등 상대가 성희롱으로 느낄 수 있는 발언을 동반해서 지시하게 된다면 문제가 됩니다. 이럴 때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혹은 직장내괴롭힘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Q: 폭언과 욕설을 일삼는 상사를 ‘폭행죄’로 처벌할 수 있나요?

A: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합니다. 폭언과 욕설은 신체의 청각 기관을 직접 자극하는 음향이고, 때에 따라서는 유형력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결입니다. 폭언이나 욕설처럼 소위 ‘말로 때리는 행위’ 역시 폭행죄 적용이 가능합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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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욕하는 상사를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도 처벌할 수 있나요?

A: 할 수 있습니다. 상사가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나에게 욕을 했다면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습니다. 다만 단둘이 있을 때 그랬다면 성립이 안 됩니다. 상사가 나에게 하는 욕설을 누가 들어야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는 ‘공연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Q: 만약 상사가 전화나 온라인 메시지로 욕을 한다면 처벌할 수 있나요?

A: 전화로 폭언하는 경우 모욕죄 성립이 안 됩니다. 하지만 가령 카카오톡 단체방처럼 당사자 이외에 누군가가 있는 상황에서 욕설한다면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경우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이므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됩니다.

Q: 폭언으로 인한 피해 증거는 어떻게 확보할 수 있나요?

A: 상해진단서까지는 아니지만, 이비인후과에 가서 치료확인서를 발급받아 증거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우선 직장에서 폭언을 들으면 녹음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대화를 하는 당사자 간 비밀녹음은 금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사가 폭언할 것 같으면 녹음을 해두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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