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빙기는 수입식품법상 신고 대상 아냐”

입력 2022-10-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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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빙기가 수입식품법상 수입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신명희 곽동준 이소진 부장판사)는 23일 얼음을 만드는 기계인 제빙기가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수입식품에 해당하므로 수입신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A 씨는 2013년 9월 16일부터 2020년 3월 30일까지 제빙기 8737대를 78회에 걸쳐 신고 없이 수입했다.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A 씨가 수입식품법과 식품위생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제빙기에 대한 회수 및 폐기 명령을 내렸다. 같은 해 11월에는 그 당시 창고에 보관 중이던 616대의 제빙기를 압류했다.

이에 A 씨는 제빙기가 수입식품법상 수입신고가 면제되는 ‘기계류’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수입식품에는 ‘식품 등의 제조·가공·조리·저장·운반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와 그 부속품’이 있는데, 제빙기는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입신고가 면제된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하지만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수입신고 면제 대상인 ‘기계류와 그 부속품’은 수입신고 대상인 ‘기구’보다 좁은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제빙기가 대용량의 식품을 제조‧가공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수입식품법상 수입신고 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식품위생법 제2조 제4호에 의하면 기구는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에 직접 닿는 기계·기구나 그 밖의 물건’이다. 수입식품법상 기계는 ‘동력을 써서 움직이거나 일을 하는 장치’를 의미하고, 기계류와 그 부속품은 ‘기계와 동일한 범주에 속해있는 부류와 그 부속품’을 말한다.

법원은 제빙기가 동력을 써서 얼음을 제조·가공하게 되므로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수입식품 중 하나인 ‘기계류와 그 부속품’이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가정에서 사용되는 기구의 경우 수입신고를 필수적으로 거쳐야만 식품 위생상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봤다.

법원은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수입식품 가운데 ‘식품 등의 제조·가공·조리·저장·운반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와 그 부속품’에서 ‘기계류와 그 부속품’은 식품위생법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기구’의 범위에 비하여 축소·제한될 필요성이 있기는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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