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진핑, 집권 3기 개막...공청단 지우고 당 완벽 장악

입력 2022-10-23 16:17 수정 2022-10-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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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등 공청단 출신 요직서 물러나
리창 등 시진핑 최측근으로 상무위원 채워
“파벌이나 거래 아닌 시진핑 권위 결과물”
“생산성과 혁신 저해 가능성” 지적도
중국 안팎서 ‘反시진핑’ 시위도 확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신임 상무위원들을 소개하며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중국)/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신임 상무위원들을 소개하며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중국)/AP뉴시스

시진핑 집권 3기가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 하루 뒤인 23일 제20기 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를 통해 본격 개막했다. 그간 시 주석이 일정 거리를 두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고위급 인사들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시 주석의 최측근들이 그 자리를 모두 메웠다. 독재 정권이 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도 시 주석은 자신의 사람들을 대거 앞세워 당을 완벽하게 장악하면서 3연임을 넘어 종신집권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2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에 재선출되면서 3연임을 확정했다. 총서기 임기는 ‘2기 10년’이라는 기존 관례를 깨뜨린 시 주석은 이로써 장기 집권 시대를 맞았다.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선출된 7명도 결정됐다. 전날 폐막한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사임을 표한 4명의 자리는 △리창 상하이시 서기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리시 광둥성 서기 등 시 주석의 최측근들로 구성됐다.

그동안 상무위원을 맡았던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와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서기는 이번에도 시 주석과 함께하기로 했다. 이로써 시 주석을 포함한 7명의 상무위원이 모두 확정됐다.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가 끝나고 나서 새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서열대로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베이징(중국)/연합뉴스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가 끝나고 나서 새 최고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서열대로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베이징(중국)/연합뉴스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시 주석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총리로 임명될 가능성이 큰 리창 서기를 가장 먼저 소개하고 뒤 이어 다른 위원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차기 상무위원은 일반적으로 1중전회 폐막 기자회견에 서열 순으로 입장한다. 이날 입장 순서는 시진핑,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이었다.

CNN방송은 “리창 서기가 내년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이 현재 중국 정치 환경에서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자오러지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각각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치는 이날 1중전회에서 중앙서기처 서기로, 리시는 기율위 서기로 각각 선출됐다. 딩쉐샹은 내달 3월 전인대에서 상무부총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시 주석과 경제정책을 두고 엇갈린 노선을 걸었던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 주석은 상무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청단 출신인 두 사람 모두 아직 은퇴할 나이가 아니지만, 시진핑 3기 개막에 앞서 떠났다. 시 주석은 장기 집권을 준비하는 동안 공청단 조직을 경계해왔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설명했다.

전날 당대회 폐막식 도중엔 공청단 출신인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중앙위원 명단에서 떨어진 리 총리에게 인사하며 갑작스럽게 자리를 떠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공청단 출신들을 외면한 데 따른 불만 표출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관영 신화통신은 트위터 영문 계정을 통해 “그는 행사 중 건강이 좋지 않아 회의장 옆 방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것”이라며 “건강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음에도 본인이 이번 당대회 폐막식 참석을 강행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한때 총리 후보로도 거론됐던 후춘화 부총리는 상무위원에 포함되지 못했고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 부총리는 은퇴 연령을 맞아 요직에서 떠났다.

시 주석의 독주 체제에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는 이번 당대회에서 3연임을 위해 두 가지 원칙을 깨뜨렸다. 올해 69세인 시 주석은 그간 당에서 원칙으로 유지되던 ‘칠상팔하(67세는 지도부에 포함돼도 68세는 안 된다)’를 깨뜨렸고 총서기 임기가 2기 10년이라는 것 역시 3연임으로 무력화했다.

첸 강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 상황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새 라인업은 파벌 간 권력 나눔이나 거래의 결과가 아닌, 기본적으로 시 주석의 권위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 주석이 모든 정책과 의사결정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우린 정말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중국의 경제와 외교정책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소냐 오퍼 보코니대 교수는 “이번 임명에 내포된 의미는 중국이 국가 소유와 통제를 늘릴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이 전략은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과 창의성, 혁신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중국 안팎에서 촉발된 반정부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CNN은 “시 주석이 3연임을 시작하면서 중국과 전 세계에서 ‘반-시진핑’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며 “시위대는 현수막을 통해 그를 독재자와 민족적 배신자라고 비난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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