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가 불안 잠재울까]③ 채안펀드 지원은 있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어

입력 2022-10-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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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원 투입에도 자금경색 불씨 끄기 어려울 것” “LCR 규제 시행 정도 완화해야”

▲채권시장안정펀드 투자구조 (유진투자증권)
▲채권시장안정펀드 투자구조 (유진투자증권)

정부가 채권 시장 경색에 50조 원 플러스알파(+α) 규모로 채안펀드를 포함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채안펀드 지원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다”면서 “50조 원 투입에도 번지는 자금경색 불씨를 끄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채안펀드의 캐피탈 콜에 응할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시행 정도를 좀 더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정부의 유동성 공급 발표에도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자금경색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무너진 심리를 세우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고, 또한 국내 부동산 경기 위축과 긴축 통화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금융 당국의 적극적 개입에도 국내 부동산 경기 위축 지속, 물가 압력에 따른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정책 지속 등을 감안할 때 단기자금 시장 및 채권 시장 회복은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현재 채권 및 단기자금 시장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더 악화해 있음을 감안할 때,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매입이 필요하다”면서도 “부동산 경기 둔화와 시중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채안펀드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도 “한번 무너진 심리를 되돌리기 위해선 좀 더 강력한 추가 안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면서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사 유동성에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회사채 주요 등급 금리 상승 (유진투자증권)
▲회사채 주요 등급 금리 상승 (유진투자증권)

아울러 전문가들은 채안펀드 조치의 효과를 높이려면 한국은행 대출 적격담보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채안펀드는 금융기관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은 코로나 시기 완화했던 LCR 정상화 조치로 대규모 은행채 발행을 진행해왔다. 이에 자칫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은행들이 채안펀드 캐피탈 콜에 응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지속한다면 정책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 조치의 효과를 높이려면 한국은행에서의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라면서 “은행채가 포함된다면 은행은 이미 보유한 은행채를 대출 담보로 이용, 한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금융위의 은행 LCR 유예 조치는 시장 불안과 리스크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면서도 “캐피탈 콜의 규모를 코로나19 직후 채안펀드 20조 원 수준으로 하기엔 금융권 유동성 여력을 감안할 때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채안펀드 대상·규정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야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안펀드의 대상과 규정 등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50조 원을 투자해도 자금경색을 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공공기관채와 은행채를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포함하는 방안을 다루겠다고 발언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시장 안정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자칫 잘못된 판단으로 긴축의 큰 틀을 흔들지 않도록 신중함을 이어 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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