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로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급감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청약통장 이자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2851만8236명으로 전월 대비 4만741명(0.14%)이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7월 전월 대비 1만8108명 줄어든 뒤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감소 폭도 8월 2만2194명에 이어 지난달 4만 명을 넘어서며 석 달째 늘어나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것은 우선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는 3.0%까지 올랐지만 청약통장 이자는 연 1.8%로 묶여 있다.
이달 한은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금리는 연 5%에서 최대 6%까지 치솟았다. 청약통장 이자와 3%포인트(p)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과거 시중은행의 예금이자가 1%를 밑돌았던 저금리 시절에는 청약통장이 재테크 역할을 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차이가 커지면서 높은 이자를 찾아 이탈하는 청약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청약 미달과 미계약, 미분양이 늘어나는 데다 가점제 확대로 가점이 낮은 사람은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도 통장 가입자의 가입 해지를 부추기고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청년 등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추첨제 물량을 늘리고 청약통장 이자도 소폭 상향 조정하기로 한 만큼 내달부터는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세가 진정 기미를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통장 유형별로는 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8월 2700만3542명에서 지난달 2696만9838명으로 3만3704명 감소했다.
신규 가입이 중단된 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중에서는 공공아파트 청약이 가능한 청약저축이 1937명,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은 각각 4461명, 639명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