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끌려가던 女, 도망치다 계단 굴러 사망…가해자 징역 10년 선고

입력 2022-10-2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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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모텔로 억지로 끌고 들어가려는 남성을 피해 도망치던 여성이 계단에서 굴러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다.

26일 울산지법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현배)는 가해 남성 A(42)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유족은 형량이 낮다며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피해 여성 B씨는 지난해 12월 A씨로부터 ‘당신 때문에 돈을 좀 썼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평소 B씨가 다니던 한 스크린골프연습장 사장이었다.

석 달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받았던 B씨는 무슨 일인지 알아야겠다며 A씨를 찾았고, 두 사람은 대화하며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A씨는 만취한 B씨를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택시를 탔다가 신체적 접촉을 했고, B씨가 이를 거부하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이 장면은 택시 블랙박스에 남아있는 상태다.

또한 A씨는 택시에 내린 뒤 B씨를 모텔 쪽으로 데려갔다. 당시 B씨는 모델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도망쳤지만, 다시 붙잡혀 모텔로 끌려갔다. 그러던 중 A씨가 모텔 직원에게 결제하는 틈에 빠져나왔지만 현관문 옆 계단으로 굴러떨어지며 정신을 잃었다.

병원 이송 뒤에는 뇌사 판정을 받았고, 투병하던 중 지난 1월 사망했다. 특히 A씨는 사고 당시 쓰러진 B씨에게 입을 맞추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성폭행 의도는 없었으며 B씨의 사망 역시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에게 적용된 강간치사와 감금치사, 준강제추행 등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일 B씨가 만취 상태라는 것을 A씨가 잘 알고 있었고, 자신에게서 벗어나려고 계속 시도하던 중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형 외에 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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