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왜 여기에" 빈소에 울리는 통곡…참사 현장엔 애도 발길도

입력 2022-10-30 16:31 수정 2022-10-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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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헌화 및 추모메세지를 건물 외벽에 붙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헌화 및 추모메세지를 건물 외벽에 붙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장례식장. 20대 앳된 딸의 죽음을 확인한 어머니는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사망자 6명의 시신이 안치된 이 병원 장례식장에는 연이어 통곡이 울렸다.

이태원 압사 참사로 숨진 희생자 중 신원이 확인된 140명의 유족에게 사고 사실이 개별 통보되면서 유족들은 예비로 마련된 빈소들을 찾고 있다.

경기도 일산동국대병원에는 14명의 사망자 시신이 안치됐다. 당초 20명의 사망자가 이송될 예정이었으나, 빈소가 부족해 나머지 6명의 시신은 다시 구급차에 실려 다른 안치실로 이동했다. 인근 일산병원과 장항동 일산장례식장에 각각 3명이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과 지인들은 지하 1층 장례식장 사무실을 들러 신분 확인을 거친 뒤 시신을 모셔둔 임시 안치실로 향하고 있다. 경찰은 사망자를 확인하러 오는 유족과 지인을 안내했고 임시 안치실 안에서는 사망자 신원을 확인한 유족과 지인들의 울음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경기도 의정부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여성 4명과 남성 1명 등 20~30대 시신 5구가 임시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평택제일장례식장 △고대안암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에 사망자가 안치됐다.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는 가족을 찾아 헤매는 실종자 가족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 약 1km 떨어져 있어 사상자가 가장 많이 실려 온 곳으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순천향서울병원에서는 실종자를 찾아 병원에 왔다가 되돌아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딸을 찾고 있다고 밝힌 한 시민은 "실종신고를 받는 한남 주민센터에 갔다가 도움을 별로 받지 못해 병원에 왔다"며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참사 현장에도 유족들과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 60대 남성은 골목길 옆에 있는 해밀톤 호텔 외벽에 국화꽃과 함께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 한 꿈 이룩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쓴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이라고 밝힌 이 남성은 "지방을 여행하다가 어젯밤 사고 소식을 듣고 새벽차를 타고 이곳을 찾았다"면서 "처음엔 가벼운 사고라 생각했는데 이후 사망자 발표를 보고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30일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부상당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총 사상자는 23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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