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슬픔 빠진 금융권, 행사 줄줄이 취소

입력 2022-10-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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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뉴시스
▲사진출처=뉴시스
‘이태원 참사’에 금융당국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주요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면서다. 금융당국 수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행사도 무산되면서, 규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없어진 셈이다. 국가 애도기간인만큼 당분간 제도 수정 ‘올스톱’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제5회 회계의 날’ 기념식을 전날 취소했다. 이태원 사태를 고려한 조치다. 앞서 2018년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17년 10월 31일 기업 회계처리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행된 신외부감사법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0월 31일을 회계의 날로 지정했다. 회계의 날 시상식은 주요 금융권 인사가 참석하는 만큼 유의미한 발언이 나오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열린 행사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금융위원장이었던 고승범 위원장은 ‘제4회 회계의 날’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소규모 상장기업에 2023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의무화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내부회계관리제도란 회계 정보의 신뢰성을 위해 기업이 내부에 설치하는 회계통제시스템이다. 당시만 해도 2023년부터는 모든 상장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고 위원장의 발언 후 금융위는 중소기업들의 회계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의 논의를 거쳐 자산 1000억 원 미만인 기업에 한해 내부회계관리제도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업의 업종과 규모에 따라 감사 시간을 규정한 표준감사시간제 등으로 기업의 회계 부담이 과도하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 만큼 업계는 이날 행사에서의 금융위원장 입에 주목했다. 실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신외감법이 제정된 2017년 상장사의 평균 감사보수는 1억2500만 원이었으나, 지난해엔 2만8300만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취소되면서 금융당국의 회계 제도 수정 방향은 얼마간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열린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2022 글로벌 상장지수상품(ETP) 컨퍼런스 서울’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가 애도기간을 고려해 참석을 취소했다.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이 행사는 국제 행사여서 무산되진 않았으나, 개회식 때 예정됐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20주년 축하 영상 및 미디어 공연과 VIP 기념 퍼포먼스는 생략됐다.

또 거래소는 이날 예정됐던 불법 투자 자문 피해 예방을 위한 ‘사기꾼들의 작품전’ 제막 행사도 취소했다. 개인 투자자(개미) 1400만 명 시대를 맞아 거래소는 최초로 불법 리딩방으로 인한 개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가 애도 기간 지정 취지에 맞춰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다음 달 1일 예정된 취약 차주 지원 활성화를 위한 부산 지역 현장 행보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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