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 같아서" "믿기지 않아"...‘이태원 참사’ 분향소 찾은 시민들 눈물

입력 2022-10-31 15:06 수정 2022-10-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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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10시부터 조문 시작…추모 행렬 이어져
다음 달 5일까지 서울광장·이태원광장 분향소 운영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각 구청 인근 분향소 설치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태원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이들을 기리기 위해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곳곳에서는 눈물을 삼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헌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이게 무슨 일이냐’, ‘너무 안타깝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의 조문이 시작됐다. 합동분향소는 국가애도기간인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6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에도 합동분향소가 마련됐고,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도 각 구청이나 그 일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꽃다운 나이에 참변을 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조문 시작 시간 전부터 추모를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5명씩 한 줄로 서서 차례대로 국화꽃을 받아 헌화 후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이희수(가명·56) 씨는 “내 자식 같아서 소식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며 “이게 무슨 일인지 아직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 참변 믿기지 않아”…분향소 못떠나는 시민들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부관계자들이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부관계자들이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번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20대인 것으로 알려지며 같은 또래 추모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미나(25) 씨는 “제가 당시 이태원에 있었으면 겪었을 수도 있는 일”이라며 “내 또래 친구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광장 한편에서는 잔디밭에 앉아 눈물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손수건을 꺼내고 있었던 김미영(42) 씨는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이런 일을 겪다니 너무 충격이다”라며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점심시간인 낮 12시께 광장에는 시청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당시 광장의 3분의 2가량이 추모객들로 가득 찼다. 특히 시민들은 헌화를 다 마치고도 분향소를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이슬비(가명·28) 씨는 “주변에서 일하는 직장인인데 분향소 소식 듣고 찾아왔다”며 “너무 참담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조문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전날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해 “시민 여러분과 함께 애도할 수 있도록 장례 절차를 마련하고, 사고 현장에서 다쳐 치료 중인 분들의 회복을 위해 조금의 불편함도 없게 최선을 다해 챙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중앙재난재택안전본부에 따르면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인해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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