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부족 위기, 내년 이후가 더 심각…“2030년까지 지속될 수도”

입력 2022-10-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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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부족분 채울 LNG 증산 여지 적어
새 수송망 구축에도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걸려
“가스 부족 장기화로 유럽 GDP 연 2.4%↓ 가능성”

▲3월 29일 유럽에서 가장 큰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인 스페인 국영 에너지기업 에나가스의  LNG 시설에서 사람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AP연합뉴스
▲3월 29일 유럽에서 가장 큰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인 스페인 국영 에너지기업 에나가스의 LNG 시설에서 사람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AP연합뉴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부족 위기가 2030년까지 계속돼 가스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의 부족분을 계속해서 메울 LNG 증산 여지가 적고 새로운 수송망 구축에도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분석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의 고야마 겐 수석 연구원은 “유럽의 가스 수급 문제는 내년 이후로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끊겼지만 6월까지만 해도 노르트스트림을 경유하는 가스 공급이 이어졌기 때문에 올해 재고 확보가 수월했다는 설명이다.

올겨울은 버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당장 유럽의 가스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에서 현재 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10유로(약 15만6000원) 전후로, 8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70% 가까이 떨어졌다. 유럽이 가스 수입에 몰두한 결과 유럽 전체 가스 재고의 94%가 채워진 상태다.

그러나 이제는 러시아 공급이 완전히 끊긴 데다 저장소 용량이 부족한 점도 문제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앞으로 LNG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유럽은 LNG를 기화해 저장하는 시설이 부족해 수입을 급격히 늘리기가 어렵다. 시설 확장에도 시간이 걸리는데 전쟁 장기화를 대비해 충분한 양의 가스를 모두 저장해둘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LNG 공급량 자체도 부족해질 수 있다.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에너지 가격이 많이 내려갔던 탓에 세계적으로 LNG 관련 설비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LNG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가스 수급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 일본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의 시라카와 유우 리서치 부문 이사는 “세계 LNG 부족 문제가 애초 예상했던 2025년보다 길어져 2030년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가스 부족이 장기화할수록 유럽의 경기침체도 길어질 수 있다. 내년 이후 유럽에서는 가스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화학, 철강 등 업종별로 가스 배급제를 시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스는 “이 같은 가스 공급 제한으로 이들 업종의 생산이 절반가량 위축될 경우 유럽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2.4%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미 유럽이나 아시아 가스 선물시장에선 장기적인 LNG 공급 부족 문제가 반영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내년 이후 중국의 LNG 수요가 증가하면 유럽과 아시아의 가스 확보 경쟁이 심해져 가격이 더 빠르게 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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