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단독 이사’ 된 머스크, 직원 해고 계획 등 회사 장악 본격화

이사회 해산하고 단독 이사로 등재
직원 25% 일차적으로 해고 계획
트위터 플랫폼 기능 강화 위한 이니셔티브도 추진
장악력 확대에 시장 우려는 커져
무디스, 트위터 신용등급 ‘B1’로 강등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를 인수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본격적인 회사 통제권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합병 계약 조건에 따라 기존 트위터 이사진 모두 해임됐다”며 “머스크가 단독 이사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인수 완료와 동시에 트위터 핵심 경영진인 파라그 아그라왈 CEO와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드 최고법률·정책 책임자(CLO), 션 에젯 고문 등 핵심 경영진 4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는데 서류에 따르면 같은 날 이사회도 해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고된 경영진 4명은 머스크가 인수 계약을 이행하도록 하는 소송을 주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머스크는 이들에 대한 고액의 퇴직금 지급도 거부하고 있다.

또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경영진 해고와 이사회 해산에 대해 “일시적인 조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을 장악해 그가 원하는 대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머스크는 곧 1차 정리해고에도 나설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위터 직원 약 7500명 중 25%를 일차적으로 해고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에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팀은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총 해고 규모가 전체 직원의 50%에 이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머스크는 트위터 전체 직원의 75%를 해고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에드윈 첸 트위터 전 데이터 분석가는 75% 해고설에 대해 “이 정도로 인력이 줄면 유해 콘텐츠 노출 위험도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구조조정 칼날을 휘두르는 것 이외에도 트위터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이니셔티브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 거버 거버가와사키자산운용 CEO는 머스크 팀이 그리는 트위터 강화 작업을 ‘3개의 기둥’으로 묘사하면서 “계획에는 사용자 인증 확대와 광고사업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한 구독 서비스 개선, 유튜브나 틱톡처럼 크리에이터들이 트위터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안 창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과정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해 CNN은 트위터가 기존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 요금을 현재의 월 4.99달러에서 19.99달러(약 3만 원)로 인상하고 블루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정에만 사용자 인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금은 없어진 트위터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 ‘바인(Vine)’을 부활시키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시장은 머스크의 트위터 장악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그의 지나친 자유주의자로서의 면모가 유해 콘텐츠 관리 부실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콘텐츠 규정을 위반한 사용자들에 대한 영구 금지를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을 뿐 아니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남편 피습 사건과 관련한 음모론을 트윗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날 트위터의 신용등급을 종전 ’Ba2’에서 ‘B1’으로 두 단계 강등하며 지배구조 위험성을 언급했다. 등급 조정의 가장 큰 이유로 차입매수로 인한 부채 증가를 꼽았지만, 머스크에게만 집중된 소유권 역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