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에도…한은 FX포워드 순매수포지션 5개월째 200억달러대 횡보

외화자금시장 상대적 안정에 환시개입했던 현물환시장과 딴판

한국은행 FX포워드(외환선물환) 순매수포지션 규모가 5개월연속 200억달러대에서 횡보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현물환시장에서 환시개입에 나서며 외환보유액을 200억달러 가량이나 소진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환율급등세와는 달리 외화자금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은의 올 9월 FX포워드 순매수포지션 규모는 전월대비 1억달러 증가한 204억7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5월 201억6400만달러로 2010년 2월(184억5600만달러) 이후 12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거의 변화가 없는 것이다.

FX포워드 순매수포지션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3월 357억2200만달러까지 급증한 바 있다.

(IMF, 한국은행)

만기물별로 보면 잔존 3개월~1년 구간을 제외하고 모두 늘었다. 잔존 1개월이내 구간은 8억3900만달러 증가한 80억3000만달러를, 잔존 1개월에서 3개월 구간은 1억6000만달러 늘어난 78억71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잔존 3개월에서 1년 구간은 8억9900만달러 감소한 45억71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2019년 4월(44억700만달러) 이후 최저치며, 2021년 12월(-16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같은기간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고, 스왑시장은 급락했다. 실제,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73.15원(5.5%) 급등(원화약세)한 1426.66원을 보였다. 이는 2009년 3월(1461.98원) 이후 최고치며, 2009년 2월(+83.36원, +6.2%) 급등 이후 13년7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이같은 급등세에 외환당국이 환시개입에 나서며 9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말보다 196억6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이는 2008년 10월(-274억2000만달러) 이래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3개월물 기준 평균 외환스왑레이트는 전월보다 1.00%포인트 급락한 마이너스(-)1.66%를 보였다. 이 값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외화자금시장에서 원화보다 달러화를 찾는 수요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통상 FX포워드 순매수 포지션이 늘었다는 것은 선물환 매수를 했다는 의미로 스왑시장에서 셀앤바이(sell & buy), 현물환시장에서 바이 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현물환시장에서 달러 매수개입을 하고 이를 스왑을 통해 헤지한 것이다. 줄었다는 것은 그 반대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은 흔들렸으나(원·달러환율 급등) 스왑시장쪽은 안정적이었다. 단기쪽으로 달러화 유동성도 좋아졌다. 미국 연준(Fed) 피벗 기대가 강해 역외투자자들이 바이앤셀을 언와인딩하는 과정에서 포지션 청산이 있었다. 이게 단기쪽으로 몰리면서 스왑레이트가 좋아지는 상황이었다”며 “(스왑레이트가 하락한 것은) 한미금리차 확대 때문에 금리차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