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할 땐 언제고...“이란, 공격 준비 중” 미국에 손 내민 사우디

입력 2022-11-02 16:27 수정 2022-11-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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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내부 관심 돌릴 목적 사우디, 이라크 공격 준비”
미국 “당장 혹은 48시간 내 공격 위협”
사우디, 미국 요청 거부하고 감산 주도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침공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유 감산을 연기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산유국들을 종용해 합의를 이끌어 낸 사우디가 이란 위협 앞에서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사우디 정보당국은 최근 미국 정부에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목표는 사우디와 이라크 에르빌 지역이다.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위협 수준에 이르자 시선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관련 보도에 대해 “위협 소식을 우려하고 있고 사우디 군사 및 정보 채널을 통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과 파트너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주저 없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정보 공유 사실을 확인해준 미국 관리는 이란의 공격을 당장 아니면 48시간 이내 벌어질 위협으로 묘사했다. 중동 지역의 미 대사관과 영사관은 자국민에게 경보나 안내를 아직 발동하지 않았다.

최근 이란은 사우디와 미국, 이스라엘을 싸잡아 비난해왔다. 이들이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수장인 호세인 살라미는 사우디를 향해 페르시아어 뉴스 채널을 이용한 이란 시위 보도를 자제하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그는 “사우디가 미디어를 이용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며 “이게 마지막 경고”라고 위협했다.

이란에서는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사망한 사건 이후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의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0명 넘게 체포됐다. 소요 사태가 반정부 시위로 번지자 이란 당국은 긴장한 상태다. 사우디 첩보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주변국 공격을 준비 중이다. 이란은 9월 말부터 탄도미사일과 무장 드론으로 이라크 북부 지역 공격을 시작했다.

지난달 사우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에서 감산을 결정, 러시아 편을 들어줬다. 이후 미국이 원유 감산을 주도한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양국 관계는 냉랭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우디 정부가 결국 미국에 도움을 요청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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