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비밀리에 러시아로 상당량 포탄 보내”

중동 등 다른 국가로 보내는 것처럼 위장해 러시아로
백악관 “유엔에서 추가로 책임 물을 수 있을지 논의할 것”
러시아 무기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는 신호란 해석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맨 오른쪽) 벨라루스 대통령이 2013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벨라루스 그로드노에서 열린 합동 군사 훈련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로드노(벨라루스)AP뉴시스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포탄을 공급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포탄을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에 보내는 것으로 위장해 러시아로 공급해왔다고 추정했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량의 포탄을 은닉해서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며 “북한은 무기 수송 목적지를 중동이나 북아프리카로 해 실제 목적지를 숨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들이 실제로 러시아에 전달되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추가로 책임을 묻는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포탄의 구체적인 규모나 무기 공급의 증거 등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북한을 비롯한 이란의 무기 지원이 전쟁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도 러시아에 드론 등 무기를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월 러시아가 북한에 로켓과 포탄 구매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당시 북한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다는 것은 러시아의 무기 재고가 매우 부족한 상태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무기 제공을 유엔 차원에서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만큼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