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일 강원 양양군 지반 침하 사고 원인은 시공사의 부실시공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는 연약지반 관리 강화와 지하 안전 개선을 위한 11개 과제를 마련해 시행한다.
국토부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양양군 지반침하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고는 양양군 낙산해수욕장 인근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 현장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해 인근 편의점이 무너졌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유명 관광지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 사고인 만큼 심각성이 두드러졌다.
조사를 맡은 중앙지하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 원인으로 ‘해안가 모래 지반’과 ‘시공 품질 미흡’을 꼽았다.
현장 일대는 느슨한 모래 지반으로 토사가 유실되기 쉽고 바다 영향으로 지하수 유동량이 많아 단단한 내륙보다 높은 수준의 시공 품질과 안전 관리가 필수적인 지역이다. 시공사는 이런 현장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공했고, ‘가설 흙막이 벽체’에 틈이 생겨 주변 지하수와 토사가 유입되는 시공 불량으로 이어졌다.
특히 시공 관리 소홀로 인한 재료 분리(시멘트와 골재가 섞이지 않고 굳는 현상)로 흙막이 벽체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차수 시공도 부족해 물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사는 시공 불량을 알고도 일부만 보강작업을 진행하는 땜질식 대처를 시행했다.
이후 공사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단기, 집중 공사 방식으로 주변 지반이 추가 악화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결국 시공 부실이 누적되면서 지난 8월 3일 흙막이 벽체에 구멍이 생겨 지하수와 토사가 쏟아져 들었고, 지반이 대규모 침하해 편의점 붕괴로 이어졌다.
이 밖에 사고 예방 체계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 안전평가 수행업체는 주변 편의점 건물 안전성 검토를 누락했다. 설계 변경 정보와 소규모 지반침하 사고 사실도 인허가청에 올바르게 보고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외부 전문가 전수 조사를 진행해 추가 사고 우려까지 모두 해소한 뒤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고조사위원회는 인근 안전 확보를 위해 ‘흙막이벽체와 차수 시공 품질상태 전수조사’, ‘시공사 및 감리사 월 1회 이상 합동 점검’ 등 추가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 원인으로 꼽힌 시공사 등 관련 업체의 중징계도 진행된다. 국토부는 처분기관인 서울시에 시공사(까뮤EnC, 남영Eng)는 영업정지 4개월, 감리사(토펙Eng)는 2년 이하 업무정지, 지하안전평가업체(셀파EnC)는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하안전 관리 체계도 개선한다. 해안가 등 연약지반 지하개발 공사의 안전 강화를 위해 연약지반 기준을 법령에 마련하고, 안전관리 기준을 상향하는 등 11대 보완책을 시행한다.
이상일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약지반 포함, 전국의 지하안전 관리를 개선해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