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깡통전세’ 우려가 현실로…임의경매 ‘2배’ 껑충

입력 2022-11-03 15:09 수정 2022-11-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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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에서 임의경매로 넘어간 집합건물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임의경매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깡통전세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 등기 신청 부동산은 499건으로 지난 9월 217건 대비 129%(282건) 증가했다. 집합건물은 아파트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건물 형태를 뜻한다.

서울 내 임의경매 신청 부동산은 최근 1년 동안 300건 미만을 유지했다. 가장 적었던 때는 지난 1월로 143건에 그쳤다. 가장 많았던 때는 5월로 총 290건 신고됐다. 지난달 인천과 경기도의 임의경매 신청 부동산은 각각 301건과 474건으로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서울만 9월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하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의경매는 깡통전세(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 금액 합계가 집값보다 낮은 주택)를 보유한 집주인이 은행 대출 이자를 연체하거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채무자가 담보 부동산을 경매로 처분하는 것이다. 즉 대출금이나 보증금을 제때 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부동산 경매 정보 전문업체 지지옥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다세대주택 경매 진행 건수는 307건으로 조사됐다. 9월 다세대주택 경매가 235건 시행된 것과 비교하면 약 30.6%(72건) 급증했다. 지난달 다세대주택 경매 건수는 1월(148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근 서울시와 한국부동산원 등 공공기관에선 서울 내 깡통전세 주의보를 여러 번 내린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지난 7~9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평균 전세가율은 82%로 집계됐다.

특히 강북구(91.2%)와 관악구(91.9%)는 전세가율이 90%를 웃돌아 전세 계약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수준으로 나타났다. 도봉구(84.2%), 은평구(80.3%) 등 젊은 층의 매수세가 몰린 서울 외곽지역은 물론, 강남구(88.3%)와 송파구(85.4%) 등 강남 핵심지역 내 다세대주택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경매 등 청산 절차를 밟더라도 전세금을 100% 돌려받지 못하므로 깡통전세 위험 주택으로 분류한다. 실제로 관악구에선 1월 다세대주택 경매 건수는 5건이었지만, 지난달에는 40건으로 8배 폭증했다.

반면 경매 낙찰가율은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으로 10%대로 주저앉았다. 깡통전세 피해자들이 경매를 거치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확률이 낮아져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서울 다세대주택 낙찰률은 13.7%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매각률 31%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경매 열기가 식으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가격 비율)도 하락했다.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 경매5계에서 진행된 다세대주택 경매 5건 중 낙찰된 건은 단 한 건뿐이었다. 광진구 중곡동 S빌라 한 가구는 지난 6월부터 네 차례나 경매를 진행했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유찰을 거듭하면서 감정가는 1억6500만 원에서 8400여만 원으로 반 토막 났지만, 입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진행 건수는 최근 3개월 정도 유찰된 것까지 포함하므로 당장 수치가 악화한 것으로 놓고 속단하긴 이르다”며 “다만 최근 들어 서울 내 깡통전세 물건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늘었고, 임의경매 건수가 3개월 이상 지속해서 증가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깡통전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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