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가구 모집에 33건 청약…‘우미·한신’ 등 중견사 재무 리스크 심화

입력 2022-11-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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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에 미분양 심화
자금조달지수 40.2…전년比 31p ↓
1년 전 대규모 미분양 아직 쌓여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 필요”

▲이번 겨울이 건설업계에는 더욱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 서울의 한 공사현장 (이동욱 기자 toto@)
▲이번 겨울이 건설업계에는 더욱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 서울의 한 공사현장 (이동욱 기자 toto@)

이번 겨울이 건설업계에는 더욱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 통상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이 캐쉬카우 역할을 하는데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서 자금 조달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우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올해 5개 단지를 분양해 이 중 2개 단지가 1차·2차 청약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미분양 단지는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 등이다.

청약 열기가 급속도로 식으면서 하반기 대규모 미분양 사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21일 충북 음성군 대소면 일원에 공급한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는 1019가구 모집에 33가구 접수에 그쳐 사실상 청약에 실패했다. 전용면적 84~111㎡ 모든 타입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앞서 같은 달 분양한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도 입주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대전 유성구 용계동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전용 84㎡C·D 타입에서 미달물량이 발생했다. 앞서 특별공급에서도 659가구 모집에 276명만 신청해 청약 부진을 예고한 바 있다.

한신공영도 지방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한신공영이 공급한 ‘아산 한신더휴’는 574가구 모집에 442명만 접수했다. 이밖에 △거제 한신더휴(540가구 중 283건) △울산대공원 한신더휴(276가구 중 283건) △금남로 한신더휴 펜트하우스(83가구 중 94건) △양산 한신더휴(373가구 중 570건) 등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장기 미분양 단지도 골치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일원에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2(1597가구)’와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4(595가구)’를 분양했지만 현재까지 400가구 가량 미분양이 남아있다.

다른 건설사들도 미분양에 몸살을 앓고 있다. DL건설이 올해 공급한 9개 단지 중 7곳이 미달이다. 한라(현 HL 디앤아이한라)는 분양한 5개 단지 중 3곳이 미달됐다.

중소·중견 건설사의 수주 실적을 보면 주택사업 등 국내 수주가 실적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내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미분양이 심화할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돼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자금조달지수는 9월(52.7) 대비 12.5포인트(p) 급락한 40.2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71.2)와 비교하면 31.0p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3년 5월(39.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우 건축·주택 분야 매출이 실적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쏠려있는데 공사 자금 확보가 어렵다 보니 전체적으로 전반적으로 사업 환경이 좋지 않다”며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취득세 감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등의 세제 혜택을 확대해주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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